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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스브스레터 이브닝(2/14) : "단일화 조건 양보 없다" vs "안 해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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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내일(15일)부터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죠. 선거 전날인 다음 달 8일까지 22일 동안의 레이스가 펼쳐지는 건데요, 레이스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전격 제안으로 단일화라는 이슈가 점화됐네요. 그런데 이게 고차방정식이어서 쉽게 풀리지는 않고 있는데요, 단일화하자는데 국민의힘이 거부하는 상황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 주죠. 내막을 살펴볼까요.

안철수 측 "하도 단일화, 단일화 하니까…"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제안한 배경에 대해 측근들이 설명한 내용이 있군요.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이 CBS 라디오에 나와서 '주변에서 하도 단일화, 단일화 하니까 꼬리표를 떼기 위해 선제적으로 정면승부 카드를 꺼냈다'는 취지로 얘기했죠. "단일 후보가 돼서 완주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삼는 것이고, 국민의힘에서 단일화 의사가 없다고 하면 독자적으로 완주하면 되는 것"이라고도 얘기했는데요, 한 마디로 국민의힘이 원하는 방식으로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은 거죠.
◆ 이태규> '이 단일화 꼬리표를 일단 끼워야 되겠다' 그런데 이제 본 선거를 앞두고 전직 국회의장이나 안철수 후보를 지지선언했던 인명진 목사님이나 이런 분들이 단일화 촉구 선언 성명을 내고 계속 이렇게 나오셨잖아요. 그러면 이제 후보 등록을 하는 시점에서 단일화 부분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이 단일화 프레임에 더 갇힐 가능성이 높겠다. 그러면 지금 현재 우리 정치 문화나 구도상으로 안철수 후보께서 완주 선언을 하겠다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단일화 언제할 거냐고 기자들이 계속 물어보니까 이거를 피할 수 없다면 정면 돌파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면 선제적으로 제안을 하고 거기에서 응하면 모든 것을 국민의 판단에 맡기고 단일화에 그냥 결론을 내는 거고. 거기에서 거부하면 그냥 완주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판단을 하신 거죠.
◇ 진행자> 그러니까 '단일화를 원래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하도 단일화, 단일화 하니까 카드를 던진 거다'라고 이해를 해야 되는 걸까요?
◆ 이태규> 네, 그러니까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안철수 후보는 언젠가는 단일화를 하겠지' 이런 프레임에 가둬버리는 거거든요. (..)
◇ 진행자> 그러니까 '완주 의사는 분명하다'라고 지금 못 박고 가시는 거예요.
◆ 이태규> 그러니까 이제 단일화를 제안을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단일 후보가 돼서 완주하는 것을 일단 1차적인 목표로 삼는 거고, 국민의힘에서 우리는 단일화할 의사가 없다고 그러면 그냥 독자적으로 완주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도 국민의힘 일각에서 안 후보 양보나 사퇴를 요구하는 데 대해 반발했는데요, "어떤 협상에서도 상대에게 양보나 사퇴를 요구하는 협상은 있을 수 없다.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이견에 대해) 좁혀나갈 의사가 전혀 없다. 마지막 제안을 한 것이다"라고 물서서지 않았죠.

안철수 후보도 같은 입장인데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제안이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말을 하고 있죠. 안철수 후보가 어제(13일)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다시 볼게요. 단일화 제안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먼저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한 것을 약속한 후, 여론 조사, 국민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의 러닝 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 제가 이러한 제안을 드리는 이유는, 제가 완주한다고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해도 정말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고 하니, 그렇다면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해서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제 길을 굳건하게 가는 것이 안철수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측근들이 설명한 것과 비슷한데요, 선제적으로 단일화 제안해서 단일화 꼬리표를 떼겠다는 거죠. 선제 카드를 던지고 안 후보는 일정을 소화하며 '마이웨이' 전략을 취하고 있네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내일(15일)에도 경북 지역 방문을 이어갈 계획이고요.

"안 해도 이긴다" "통 큰 단일화 필요"



안철수 후보가 던진 단일화의 공을 넘겨받은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단일화를 즉각 거부했죠. 안철수 후보 제안을 깎아내리는 분위기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반응이 유리한 단일화를 위한 기싸움의 일부라고 봐야겠죠.

이준석 대표는 YTN에 출연해 "지금은 단일화 같은 걸 이야기할 시간이 아니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께서 지금껏 밝혀오셨던 것처럼 각자 완주하는 노력을 하면 될 것이다. 지금 여론조사 룰 협상을 하자고 하는 것은 정책 선거를 실종시키고 본인의 인지도 상승을 위해 선거판을 흔들겠다는 취지로 보인다"라고 말했는데요, 여론조사 단일화 논의에 선을 그은 거죠. 그러면서 '단일화 없어도 윤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이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 후보는 선거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탈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본다"고도 했죠.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여론조사 경선 방식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죠. '통 큰 단일화'는 일대일 담판에 의한 정치적 합의, 더 나아가면 안철수 후보의 자진 사퇴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히네요. 사실상 안철수 후보의 '철수'를 압박하는 거죠. 윤석열 후보도 "고민해보겠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면서 부정적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비쳤고요.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깎아내리는 공격적인 발언도 나왔는데요, 김재원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금메달 빼앗기'라고 비유했네요. 김 위원은 "이미 순위가 굳어져 있는데 별도로 여론조사를 해서 결정하자는 것은 순위 조작에 의해 금메달을 빼앗아가는 동계올림픽의 모습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있어서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과는 동떨어진 주장이다. 본선 경쟁력이나 본선에서 얻을 득표 가능성이 훨씬 왜곡되고 국민들이 바라는 후보 선출 방식과는 거리가 먼 방식이다"라고 말했죠.

여론조사 단일화에…"안 된다" VS "양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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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방식에 대해 두 후보 측이 왜 첨예하게 맞서는지 조금 더 들여다 볼게요. 국민의힘 측에서는 1)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고 2) 경선 룰을 협상할 시간이 부족하고 3) 역선택이 우려된다는 등의 이유로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에 반대하는 기류가 뚜렷하죠. 그래서 정치적인 담판으로 안 후보의 양보를 얻어내는 단일화를 하고 싶은 거죠. 윤석열 후보가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단일화 추진 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하는 협상은 안 한다. 서로 신뢰하고 정권 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담판식' 단일화를 시사한 적이 있는데요, 이 발언도 같은 맥락이죠.

하지만 국민의당은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죠. 이태규 총관선대본부장은 "안 후보가 제안한 방식은 우리가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다. 국민의힘에서 쓰는 방식이다. 작년 두 당의 서울시장 단일 후보 경선 때 이 방식을 적용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로 결정됐다. 그러니까 안 후보가 진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다"라고 설명했죠. 역선택에 대해서도 "역선택을 자꾸 이야기하는데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게 국민의힘 방식이다. 그 방식에 의해 윤석열 후보도 대선 후보가 됐고 이준석 대표도 당 대표가 된 것이다. 과거에 했던 그 방식을 바로 준용해서 집행하면 되는 거지 다른 것을 이야기한다는 건 저는 진정성의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면서 국민의힘 주장을 맞받았네요.

국민의당 주장이 협상용 주장일 수 있을까요? 국민의힘은 그럴 수 있다고 보고 있죠. 안철수 후보 측의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명분과 실리를 챙길 수 있도록 '출구'를 마련해줘야 정치적 담판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고 하네요. 그런 점에서 안 후보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할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고요. 책임 총리나 연합 정부를 제안할 수 있다는 거죠.

"단일화 성사 어렵다"…견제하는 민주당



민주당은 긴장하면서 단일화 논의 전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요, 오늘(14일)은 단일화가 불발될 것이라는 전망을 많이 내놓았네요.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TBS 라디오에서 '안철수 후보 제안이 단일화하겠다는 게 아니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느껴진다'는 취지의 말을 했죠.
► 진행자: 정말로 단일화하자는 걸까요? 아니면 지지율을 한번 흔들어 주는 의미일까요? 어떻게 읽으십니까?
▷ 우상호: 글쎄, 단일화 제안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사실상은 단일화 차단선같이 저는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번 서울시장 경선의 방식이 아니면 안 한다, 이런 조건부 제안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상대방이 이건 받아들이지 못할 거야’ 라는 그런 뉘앙스를 풍기면서 제안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단일화 협상 제안은 아닌 것으로 저는 느껴집니다. 예상했던 대로 바로 국민의힘에서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거부했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저는 그렇게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죠.
▶ 진행자: 만약 실제 테이블에 앉게 된다면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를, 그러니까 이제 야당 지지층만을 상대로 해서 여론조사를 하자고 국민의힘에서 역제안할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 우상호: 그건 받지 않죠. 그러니까 지난번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지금 여론조사 지형을 보면 여론조사의 모집단을 어느 층으로 한정하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너무 명백한 그런 단일화 방식입니다. 그래서 가령 정권 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만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면 윤석열 후보가 압도적으로 유리하고요. 또 전체 국민을 상대로 하면 안철수 후보가 유리한 그런 국면 아니겠습니까?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도 MBC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본선 레이스에서 이런 문제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는 취지가 분명히 담겨 있다"면서 "빠른 정리를 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고요, 진성준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단일화) 가능성이 거의 없다. 안 후보가 배수진을 완전히 친 건데 이것에 대해 한 마디로 국민의힘이 걷어찬 것 아니냐"고 얘기했죠. 단일화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는 발언들이 이어지는 상황이에요.

민주당은 안철수 후보가 완주하고 대선 변수인 단일화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데요, 뒤집어 생각하면 야권 단일화로 민주당이 입을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도 되죠. 그래서 단일화 가능성 낮다는 민주당의 분석들은 단일화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로도 읽히네요.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원칙이나 비전 없으면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의견도 있고요. 어쨌든 민주당도 단일화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해 나가는 분위기가 역력하죠.

단일화하면 승리하나?



단일화는 두 후보가 힘을 합치는 것이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는 득표에 '플러스'가 돼야 하지만, 승리의 보증 수표는 아니죠. 어떤 식으로 단일화하느냐는 단일화의 내용이 중요한데, '권력 나눠 먹기'의 야합으로 비치면 역풍이 부니까요. 또 한쪽이 포기하는 방식이나 불완전한 단일화는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하기도 하고요.

2012년 18대 대선의 경우를 볼까요.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갈등을 겪다가 안 후보가 사퇴하는 형식으로 후보 단일화가 됐죠. 하지만 화학적 결합으로 이어지지 않은 '절반의 단일화'는 결국 안 후보 지지자들의 반발로 이어졌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승리로 대선 레이스는 막을 내렸죠. 완전한 단일화였으면 승부가 바뀌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단일화의 득실에 대한 시사점을 읽을 수는 있겠네요.

오늘의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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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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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스크' 출시 행사 사진이에요. 대선 공식 선거 운동 돌입을 하루 앞두고 출시된 마스크인데요, 마스크 파우치에 선거일과 슬로건이 인쇄돼 있죠. 마스크 제조 공장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선관위 관계자들이 참여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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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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