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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혼란 두번 다시 없다'…美, 우크라 철저 대응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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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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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과거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보여준 전략·정보 실패가 현재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해 철저한 대응에 나서는 이유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 관련 정보를 언론에 과도하게 공유하고, 동맹국들과 긴밀하고 공개적으로 협력하며, 미국인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지금 당장 떠나라고 말한 것은 아프간 철군 작전 실패 이후 무능하다는 낙인이 찍히고 지지율이 급락했기 때문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군에 의한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간에서 공수부대를 동원해 수만명을 대피시킨 것을 정확하게 묘사한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또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거의 매일 유럽 상대국들과 회의 및 통화를 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지지를 강조하는 형식적인 발표를 빼놓지 않고 있다. 이는 다자주의자로 공언한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동안 동맹국들과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은 데서 교훈을 얻은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또 다른 교훈은 한 나라가 전복될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주 입수한 미 육군 보고서는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 관리들이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를 향해 꾸준히 진격하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미군 병력은 더 큰 위험 속에서 철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이 잔인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 정부가 시민에게 경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죄한 민간인들이 교전에 휘말리거나 움직일 수 없는 곳에 갇힐 수 있다"며 "그것이 우리가 미국 시민에게 여전히 이용 가능한 상업적인 운송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고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밝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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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고조 속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 해역에서 포탑을 실은 러시아 군함이 흑해 훈련에 참가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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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서의 실패만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많은 사람들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으며 러시아의 2014년 우크라이나 침공에 연루돼 있기도 하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이 혼란으로 마비된 사이 군번과 계급장 없는 녹색 군복 차림의 '리틀 그린맨'(Little Green Men)으로 불린 민병대를 투입해 감시자들을 속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에는 선제적 정보 발표로 대응에 나섰다.

설리번 보좌관은 "근본적으로 러시아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투명하고 분명하게 우리가 말하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널리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은 미국의 경각심이 불필요한 공포를 야기해 우크라이나 경제에 피해를 줬다면서 미국에 약간의 불만을 표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적들에게 가장 좋은 친구는 우리나라가 공황상태에 빠지는 것"이라며 "이 모든 정보들은 공황상태를 일으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pb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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