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뇌과학자의 엄마, 치매에 걸리다 (사진= 지호 제공) 2022.02.14.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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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기억을 잃으면 그 사람의 자아도 사라질까?
이제 엄마는 엄마가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고 비참하기만 했던 일본 뇌과학자 온조 아야코는 2년 반에 걸쳐 매일의 사건, 기분, 감정 전부를 기록해 나갔다.
이는 엄마가 지금까지 당연히 해왔던 많은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됐다는 현실에 맞닥뜨리는 순간순간이면서도 '엄마에게 남은 건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를 가장 큰 두려움에 몰아넣었던 의문인 '기억을 잃으면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닌 걸까?'는 일기를 쓰면서 딸이자 뇌과학자로서 치매로 그 사람다움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엄마 곁에서 찾겠다는 다짐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책 '뇌과학자의 엄마, 치매에 걸리다'(지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치매란 어떤 뇌질환이고, 망상, 배회, 공격성 등 주변 증상이라 불리는 정신행동증상은 왜 나타나는지 뇌과학과 심리학 등 다양한 연구논문을 근거로 풀어낸다.
2년 반 동안아버지와의 산책과 저자와의 요리는 궁극적으로 엄마의 병을 낫게 하진 못했지만 얼굴에 미소를 되찾게 했다. 실제 저자의 엄마는 소파에만 앉아 있던 상태에서 벗어나 할 수 있는 일이 늘었다.
'치매 환자가 이런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미리 단정하지 말고 그에게 남은 건 무엇인지 살펴 그걸 계속할 수 있게 도우면 심리적인 안정감과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주변에 흥미를 갖게 돼 그 사람도 자기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새로운 것을 기억하기 힘들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은 할 수 있으며, 건강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감정은 한동안 지속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는 감정이 남아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치매에 걸렸어도 결국 감정이 건재한 이상 그 사람다움을 유지할 수 있고 여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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