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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종합]바이든-푸틴 통화 다음날…美 "러, 당장 우크라 침공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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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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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박선미 기자, 황준호 기자]"당장이라도 러시아의 대규모 군사 행동이 시작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화 담판이 실패로 끝난 다음 날 미국 고위 관리들이 잇달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우크라이나발 금융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병력 증강, 작전 수행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조만간 대규모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나기 전 침공을 감행할 수 있는 단계"라며 "전 세계가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미사일과 폭탄 공격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약 50분간 통화했지만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 역시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러시아의 대규모 군사작전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의 이 같은 발언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푸틴 대통령과 62분간 전화 담판을 벌인데 이어 나왔다. 미·러 정상 간 통화가 별 소득이 없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오는 16일을 군사 작전 개시일로 검토하고 있다는 첩보를 미 당국이 입수했다고 복수의 관리를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각국이 철수 명령을 내린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속속 주재원들을 귀환 조치하고 있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현지에 판매 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주재원 가족들을 먼저 귀환 조치한 데 이어 현지에 남겨둔 직원들도 철수 조치를 완료했다. 한국타이어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일부는 해외 다른지역에 임시 재배치되거나 한국으로의 이동을 진행 중이다.

군사적 충돌이 현실화할 경우 전 세계 경제가 대혼란에 빠져드는 것은 불가피하다. 침공 임박 시그널이 짙어지며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고 국제 유가가 치솟는 등 최근 시장 변동성은 대폭 커진 상태다. 코메리카 뱅크의 빌 아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침공은 에너지 가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배럴당 90달러대인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러시아는 주요 원유 생산국이자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세계 5위 밀 수출국인 만큼 국제 곡물시장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피터 부크바르 블리커리어드바이저리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사태는 유가, 밀을 비롯한 곡물, 기타 상품 가격들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는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대응도 더 힘들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40년 래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칼을 빼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행보에 있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금융 등 서방국들의 대러 제제가 본격화할 경우 그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월요일인 14일 국내 증시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오전 10시44분 기준 2% 넘게 급락하면 2690선까지 밀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3%대 하락을 기록 중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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