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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안철수, 후보등록일 '단일화' 승부수... 윤석열과 기싸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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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경쟁력' '적합도' 섞는 여론조사 방식 제안
설 이후 지지율 하락에 '주도권 승부수'
"단일화엔 긍정... 여론조사 안 돼" 윤석열 난색
투표용지 인쇄일(28일)까지 기싸움 계속 전망
한국일보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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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다. 대선을 불과 24일 남겨둔 가운데 최대 변수로 꼽혀온 후보 단일화가 수면에 오르면서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결과에 따라 야권 대표주자가 바뀌거나 여야 박빙구도가 한순간 어느 한쪽으로 기울 수 있는 메가톤급 변수인 탓이다. 그간 완주 의지를 다져온 안 후보가 제20대 대선후보 등록 첫날 '후보 단일화' 승부수를 던진 것도 향후 단일화 협상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윤 후보는 즉각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지만 "고민해 보겠지만 좀 아쉬운 점도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4일 본보 인터뷰에서 "단일화를 한다면 둘 사이에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듯, 지지율 격차와 역선택 가능성을 감안할 때 안 후보의 제안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친 두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일인 오는 28일이나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다음 달 4일까지 기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후보 등록 직후 안철수 “여론조사로 단일화"


안 후보는 이날 유튜브 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구체제 종식과 국민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차기 정부 국정비전과 혁신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자"고 말했다. 여야 동시 러브콜을 받아온 안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공을 윤 후보에게 넘긴 것이다.

특히 단일화 방식으로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치렀던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을 제시했다. 룰 협상을 지루하게 끌기보다는 윤 후보의 빠른 응답을 촉구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안 후보는 "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든 조건을 수용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정권교체 기반을 만든 사람"이라며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활용한 방식을 준용할 것을 제안했다.

당시엔 2개의 여론조사업체가 각각 두 후보에 대한 '적합도'와 '경쟁력'을 물은 뒤 이를 합산해 단일후보를 결정했다. 그러면서 무선전화 100% 면접조사 방식에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았다. 안 후보는 "그때 합의한 방식과 문항이 있다. 따라서 단일화 경선 방식을 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경선해도, 불발돼도... 잃을 것 없는 안철수


그러나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자, 안 후보는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선 방식이) 안 되면 어떻게 되고 이런 시나리오는 전혀 없다. 이제 국민의힘이 답할 차례"라며 배수진을 쳤다. 지지율에서 윤 후보에게 한참 뒤지고 있음에도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한 것도 안 후보 자신이 보다 명분을 확보했다고 판단했음직하다.

"단일화는 없다"고 밝혔던 안 후보가 이처럼 전향적 자세로 급변한 것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지지율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한 야권 관계자는 "안 후보가 도덕성 우위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지율이 정체되고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남은 카드는 단일화 이슈를 선점하는 것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신의 뜻이 관철된다면 승산도 있다는 게 안 후보 측 판단이다. 지지율 면에선 윤 후보에게 크게 못 미치지만, 후보 단일화 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에서의 경쟁력만큼은 자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한국갤럽(7~8일 조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가정한 여야 양자 대결에서 '윤석열 대 이재명'은 각각 44.8%와 39.5%인 반면, '안철수 대 이재명'은 45.6%와 35.9%로 나왔다.

일단 단일화 논의를 공식 제안한 만큼 향후 두 후보의 행보와 양측의 물밑 접촉이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배우자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유전자증폭검사(PCR)를 받았고,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에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김 교수의 확진에 대해 위로하는 등 단일화 협상에 앞서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을 보였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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