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혼탁 시 반사이익 기대감도
심상정 "安, 구체제와 손잡아" 비판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해 위패봉안실을 참배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제주=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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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간 단일화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식 제안 첫날부터 단일화 방식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불거지자 일단 한숨을 돌린 모습이지만, 단일화 논의가 향후 대선 정국에서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한 표정도 감지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13일 제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관련 입장에 대해 "지금은 위기 상황이고 위기를 극복하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 과제"라며 "국민을 중심에 놓고 미래로 나아갈 때"라고만 했다. 구체적 답변을 피하면서도, 현재 야권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민생과 거리가 있다는 비판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다만 안 후보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는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안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에 대해 "안 후보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당 차원에서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아직 단일화와 관련해 윤 후보와 안 후보에게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민주당이 가타부타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거리를 뒀다.
'올 것이 왔다' 긴장감 속... 반사이익 기대도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당내에선 그간 야권 후보 단일화 움직임을 최대 변수로 꼽아온 만큼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더욱이 단일화가 이 후보가 내세우는 이슈나 상대 후보들의 실수까지 집어삼킬 수 있는 현안이라는 점에서 당장 지지율을 반등시켜야 하는 이 후보와 민주당 입장에선 고민이 크다.
다만 야권의 후보 단일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면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첫날부터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 방식에 이견을 보이는 등 지리한 줄다리기가 유권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어서다. 호남 출신의 한 민주당 의원은 "안 후보 제안을 국민의힘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윤 후보에게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라며 "단일화가 난맥에 빠질수록 결과에 상관없이 이 후보가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상정 "安, 실망스럽다" 비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에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구체제의 한 축과 손잡고 구체제와의 결별이 가능하겠느냐"라며 "안타깝고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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