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에서 사업가로…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드론, 새로운 국가 안보 위협"
"전장에서 사람 쏴 죽이고, 기반시설 침투해 사진찍어"
"2년 전부터 안티 드론 연구개발…사이버 방산업체 역할 하고파"
화이트해커 출신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는 “이미 드론은 전장에서 사람을 쏴 죽이고, 국가 주요 기반시설에 침투해 사진을 찍어간다”고 했다. 스틸리언이 2년째 자체적으로 드론을 무력화시키는 ‘안티 드론’ 기술을 연구하는 배경이다.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사진=스틸리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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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박 대표는 “드론 등 고난도 해킹·보안 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을 시작했다”며 “대개 대외비 프로젝트라 밝힐 순 없지만, 해외에서도 협업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고 했다.
스틸리언은 박 대표가 20대 때인 2015년 다른 화이트해커 4명과 의기투합해 차린 회사다. 초기엔 주요 은행·증권사와 공공기관에서 쓰이는 모바일 앱 솔루션(앱수트), 모의해킹·보안 컨설팅이 주력 사업이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국가기관 등에서 필요로 하는 고난도 해킹·보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R&D를 수행하고 있다. 스무 명가량의 젊고 유능한 해커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요즘엔 직접 해킹을 하진 않느냐’ 묻자 박 대표는 “해커는 운동선수와 비슷한 것 같다. 20대 초반 때 제일 잘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R&D 분야 중 안티 드론은 박 대표가 또 하나의 전문 분야로 삼으려는 영역이다. 그는 “최근엔 국내에서도 안티 드론 통합 운영시스템 등 안티 드론 기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자체적으로 연구를 해오며 기술력을 갖춘 상태”라고 했다.
그가 이런 고난도 해킹·보안 분야 R&D에 힘을 쏟는 이유는 국가 사이버 안보 차원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여전히 쉬쉬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우리나라를 겨냥한 국가 주도의 해킹 공격이 많다”며 “기존 보안 회사들이 보안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 치중한다면, 우리는 국가 사이버 위기 시 협업할 수 있는 사이버 방산 업체와 같은 보안 파트너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높은 기술력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기업도 늘고 있다. 그는 “인지도가 높아진 덕분인지 작년에는 ‘인바운드’ 사업이 많아졌다”고 했다. 현재 스틸리언은 대학 정보보안 학과에서 해킹 기술을 교육하고 훈련할 수 있도록 ‘사이버 드릴’ 시스템도 공급 중이다.
해커에서 8년 차 최고경영자(CEO)가 된 박 대표는 인터뷰 내내 ‘강소기업’이 되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외형적 성장보다 내실 위주의 고부가 가치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2018년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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