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에 보낸 1차 서면 불만족한 러, 2차 서면은 개별 국가에 따로 발신해 입장 타진
스페인 외교장관 출신이자 현재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을 맡고 있는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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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유럽연합(EU)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연합(EU) 회원국간 분열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달 말 서방 개별국가에 각각 보낸 2차 서면과 관련해 이같이 비난했다.
러시아는 라브로프 장관 명의로 된 '안보 불가분성(indivisibility of security)' 관련 서면을 지난 1월 28일 미국과 캐나다 및 유럽 일부 국가 외교 수장에게 보냈는데, 이 서면에서 러시아가 국제안보 원칙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따로 타진했다는 것이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안보 불가분성 관련 서면은 러시아가 서방에 보낸 2차 의견서다. 앞서 러시아는 작년 12월 15일 방러 중이던 카렌 돈프리드 미 국무부 유럽연합·유라시아 차관보를 통해 1차 서면인 '상호 안전보장 제안'을 전달한 바 있다.
러시아의 요구는 '우크라이나는 절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할 수 없으며, 과거 소련의 영향권이었던 동유럽내 서방의 군사력을 1990년대 중반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법적 구속력 있는 형태로 보장해달라는 게 제안의 골자다.
이와 관련, 미국 중심의 서방과 러시아간 연쇄 회담 끝에 미 국무부와 나토는 지난 1월 26일 러시아에 답변서를 발신했다. 이 답변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요구가 무시됐다"고 반발했고, 이틀 뒤 서방 전체가 아닌 개별국을 상대로 2차 서면을 보낸 것이다.
보렐 대표는 2차 서면에 대한 답변으로 "불가분성 안보라는 독트린에 대한 러시아 측의 (명확한) 해석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답변은 유럽 전체를 대표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렐 대표는 "EU는 외교안보 정책을 공유하고 있으며 주요 공통 관심사에 단결된 행동을 취하는 게 EU의 목표"라며 "답신에는 러시아의 서면에 대한 답변 조정 내용이 담겨 있으며, 이번 조치는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러시아 측은 EU가 아닌 개별 국가의 명의로 답신을 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했지만, 대답 방식은 EU 회원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보렐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는 데 관심있는 이들이나 이런 결정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답신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라브로프 장관이 제기한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모두의 안보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러시아와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EU 및 회원국의 제안을 재차 강조했다"고 보렐 대표는 전했다.
한편 러시아의 2차 서면 주제인 불가분성 안보는 국제 조약에도 명시된 개념이다. 한 나라의 안보는 다른 나라의 안보와 불가분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즉, 나토 집단방위동맹이 옛 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포함해 확장하는 것은 자동적으로 러시아를 위협하는 것이라는 게 러시아의 주장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전략으로 이 개념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우크라니아 국경에 주둔시킨 것을 정당화하고 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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