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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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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브리핑]40년來 최고치 찍은 미국 물가…환율, 나흘만에 1200원대 재돌파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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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월 소비자물가 7.5%, 40년만 최고 기록

시장 예상치 웃도는 물가, 시장전반 위험회피

2%대 뚫은 10년물 국채 금리, 2년물도 1.6%대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나흘 만에 1200원대 상승, 안착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에 안도했던 시장이 4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지표를 확인하고 다시 두려움을 키웠다. 뉴욕증시는 2%대 급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빅피겨’인 2%를 돌파해 2019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2년물 금리도 1.6%대를 넘기면서 같은 해 말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데일리

사진=AP/연합뉴스




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00.8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95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96.50원)보다 3.35원 가량 상승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나흘 만의 상승 전환이자, 1200원대 재탈환이다.

간밤 발표된 물가지표 충격이 시장을 뒤덮었다. 미국 노동부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이 7.5%로 집계됐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 1982년 2월 이후 40년 만의 최대폭 상승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3%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6%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에 전날까지 안도 장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2%대 급락하며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7% 상승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1%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0% 오른채로 마감했다.

연준의 강력한 물가 대응을 촉구하는 백악관 메시지도 더해지자 미 국채 금리와 달러인덱스는 상승폭을 키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고물가에 맞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고 있지만 오늘 발표는 미국인들이 장바구니물가로 실질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상기 시킨다”면서도 “이 도전을 극복할 것이라는 징후도 있다”고 했다.

미 국채 금리는 물가 지표에 놀라면서 급등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116%포인트 오른 2.043%를, 2년물 금리는 0.261%포인트 뛴 1.60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각각 지난 2019년 7월 29일 2.074%, 같은 해 12월 23일 1.631% 이후 최고치다. 달러화도 상승하는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4포인트 오른 95.73을 기록해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준이 0.25%포인트씩 인상에 나설 것이란 안심도 옅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1월 물가지표 발표 이후 금리선물시장에서 3월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가능성이 전날 24% 수준에서 97%로 급등했다. 0.50%포인트씩 올리는 ‘빅샷’을 단행하진 않더라도 금리 인상 횟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증시에 유입되면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흐름 지속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전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83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2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8포인트, 0.11% 상승 마감했다. 이날은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진 만큼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유인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동안 물가지표를 대기하면서 관망했던 역외 롱(달러 매수) 심리가 재개된다면 환율 상단을 더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수급상 수출 업체 등의 네고(달러 매도) 우위,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감도 함께 커지면서 상승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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