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근처 폐도시 프리피야트에서 전술 훈련 중인 우크라이나 방위군의 장갑차.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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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고, 세계 경제가 급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유명 투자전략가이자 석유시장 전략가인 데이비드 로슈는 이날 CNBC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국제유가는 분명히 120달러 이상으로 뛸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유가 급등을 경고했다.
로슈 전략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서방은 원유, 석탄, 가스 등 러시아 수출에 제재를 가할 것이고, 유가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할 것"이라며 "많은 시장 참가자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하면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압박을 받는 미국과 유럽 증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이것이 세계 경제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가혹한 경제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 여파로 원유 등 원자재 시장의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이것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기조 배경이 된 물가상승 압박을 더 키워 주식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단 의미로 읽힌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의원들은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모든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공격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경제적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초 배럴당 80달러 아래에 머물렀던 국제유가는 팬데믹 이후 폭발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에 현재 배럴당 90달러대까지 오른 상태다. 특히 미국, 인도 등 세계 주요 원유 소비국들의 추가 증산 요구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산유국 협의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기존 증산(감산 완화)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올 여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오는 7월까지 브렌트유가 120달러,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117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세계 원유시장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일 대비 0.53% 오른 배럴당 91.79달러를 나타냈고, 올해에만 18.01%가 상승했다.
한편 CNB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약 13만명의 군인과 탱크, 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집중적으로 배치했다며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실제 재정적 피해'와 전면전도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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