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후보 직접담판 단일화, 위험한 발상”
윤석열 제시한 단일화 방식 반대… “단일화 성패는 큰 당이 책임져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만약 단일화가 안 돼서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 책임은 큰 정당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언급한 담판 방식의 단일화에 대해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자신 위주로 하겠다는 말로 들려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9대선에) 끝까지 갈 것이다. 만약 단일화가 안 돼서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 책임은 큰 정당에 있는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완주 의지에 대해 야권 단일화를 요구하는 지지층과 보수 진영을 어떻게 설득하겠느냐’는 질문에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의 크기가 따라가는 것이다. 왜 내가 (책임이) 있습니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날 “서로 신뢰하면 10분 안에도 (단일화를) 끝낼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 “굉장히 위험한 발상 아니냐”며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자신 위주로 하겠다는 말로 들려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무 협상을 건너뛰고 두 후보가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 이른바 ‘쾌도난마식’ 단일화에 사실상 반대한 것이다.
안 후보는 ‘윤 후보와 신뢰가 있는 사이인가’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아니요. (윤 후보를) 모른다”라며 “6년 전에 한 번, (지난해 7월)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에 한 번 오찬을 한 게 다인데 내가 (윤 후보가) 어떤 분인지 알 리가 없다. (윤 후보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정권 교체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내 몸을 던졌는데 (국민의힘이) 나와 내 지지자에 대해 하는 걸 보면 이건 마음을 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돈 때문에 포기하는 일은 없다”며 선거자금 문제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안 후보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바뀌지 않는 원인을 “대통령의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정 현안은 총리와 장관들에게 국무회의에서 결정해 집행하도록 하고 책임도 지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과 물밑접촉 소문 묻자… “어떻게 알았대요?” 부정은 안해
靑 비서진 결정-장관 시행은 곤란… 총리-장관에 국정 책임 맡길것
公기관 개혁 막는 노동이사제 폐지… ‘병장 월급 200만원’은 포퓰리즘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직접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물밑 접촉설’에 대해 “어떻게 알았대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여운을 남긴 것이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지지층과 보수 진영을 어떻게 설득할지 묻자 “만약 단일화가 안 돼서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 책임은 큰 정당에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의 크기가 따라가는 것이다. 왜 내가 (책임이) 있습니까”라고 했다.
안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 다 아무런 물밑 접촉 없이 공중전만 일어나는 건 진정성이 없다”며 “지금은 (구체적 제안을 하는) 그런 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야 후보 중 한 사람이 당선되면 지난 5년보다 더 심하게 나라가 분열될까 두렵다”며 “낙선자가 감옥에 간다면 국민이 반으로 갈려 극렬한 다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에서 이승헌 부국장, 길진균 정치부장, 장원재 사회부장, 김용석 산업1부장이 참여해 1시간 10여 분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 “내게 세력 없다는 건 기득권 정치 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여야가 구체적으로 단일화 제안을 해 오면 검토는 가능한가.
“(잠시 생각하다) 거대 양당 둘 다 정권 교체 내지 정권 유지 자체가 목표다. 정권 교체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에 나라를 제대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게 안 되면 5년 만에 또 정권 교체가 될 거다. 어떤 나라를 만들지 생각이 없다. 자리 나눠줄 생각밖에 없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겠다는 정치 개혁 약속이 그동안 지켜지지 않았다.
“청와대 비서진이 결정하는 사항을 장관은 시행하기만 하고 국무회의는 무력화돼 있다. 중소기업도 이렇게 안 한다. 국정 현안은 총리와 장관들에게 국무회의에서 결정해 집행하도록 하고 책임도 지게 하면 된다.”
―대통령이 인사 할 수 있는 자릿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숫자보다 인재 풀이 더 중요하다. 일 잘하는 인재는 정치권에 얼씬거리지 않는다. 자기 정당과 관계가 있거나 말 잘 듣는 사람만 자리를 나눠 주니 무능하고 부패하게 된 거다.”
―민주당 출신 인사도 쓸 수 있는 건가.
“그렇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일할 수 있는 세력이 전혀 없었다. 국민들이 총선에서 원내1당을 만들어줬다. 내게 세력이 없다는 건 기득권 정치 논리다. 신세 진 사람이 없는 내가 더 자유롭게 골고루 인재를 등용할 수 있다.”
○ “집권하면 노동이사제 폐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노동 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은….
“문재인 정부처럼 정규직의 비정규직화가 아니라 세계적 흐름에 맞게 비정규직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전례를 찾기 힘든 노동이사제를 윤 후보가 찬성하는 걸 보고 경악했다. 윤 후보가 노동이사제를 모른다고 생각한다. 알면서 찬성했다면 보수정당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
―집권하면 노동이사제를 폐지할 건가.
“그렇다. 노동이사제가 공공기관에 도입되면 개혁을 막게 되고, 국민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거시적 국정 비전보다 ‘마이크로타기팅(Microtargeting·세부 공략)’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포퓰리즘이다. 여기에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라치기 해 더 나쁘다. 병장 월급 200만 원 주겠다는 (윤 후보의) 공약은 원시인들 돌도끼 같은 수법이다.”
○ “부인과 정치 얘기 안 해”
―여야 후보 모두 배우자 리스크를 겪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역대 정부만 봐도 가족 문제로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이 많았다. 최소한 직계 가족에 대한 검증은 당연히 중요하고 필요하다.”
―부인 김미경 씨와 정치 문제 상의하고 있나.
“여의도에 잘못된 소문이 퍼져 있는데, 나는 정치적 얘기를 절대 아내와 의논 안 한다. 나 혼자 감당할 일이지 아내까지 괴롭히고 싶지 않아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