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미래시민광장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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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집권 후 문재인 정부도 적폐수사를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어디 감히 문재인 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는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 후보 소통 플랫폼 앱인 ‘이재명 플러스’에 올린 ’윤석열 후보는 또 누구를 모해하고 악어의 눈물을 흘리려 하나’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오늘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 정치 보복을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를 청산한단다. 기가 막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군사독재와 지역주의의 본당인 국민의힘, 오랫동안 자신들만의 수사권, 기소권을 남용하면서 기득권을 지켜온 일부 정치, 부패 검찰, 독재와 기득권의 그늘에서 독버섯처럼 성장해 온 일부 보수 언론, 적폐라면 그들이 쌓았지 어찌 5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검찰과 감사원, 보수언론에 시달리고 K-방역과 G10 국가를 향해 여념 없이 달려온 문재인 정부에 적폐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더구나, 문재인정부가 과거 정부의 적폐 청산과 국정농단 심판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겼고 검찰총장까지 고속 승진을 시켜준 사람이 바로 윤석열 후보”라며 “만일 문재인 정부에 적폐라 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윤석열 후보에게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윤 후보가 제주 강정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회고하며 울컥한 일을 상기시키며 “당시는 이 눈물을 믿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며 “윤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야인으로 소박하게 살아가시던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해하고 탄압할 때, 노무현 대통령님 가족을 수사한 사람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정치보복으로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해하고 고인께서 운명이라 말씀하시며 우리 곁을 떠나시는 데 일조했던 윤석열 후보가, 이제 와서 감히 그분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악어의 눈물을 흘린 윤석열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정치보복을 한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무슨 짓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또 누구를 상대로 악어의 눈물을 흘리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가 정치 보복을 입에 담아버린 이상, 이번 대선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참담한 일을 막는 대선이 되어버렸다”라며 “다시금 ‘지못미’를 외치는 그런 시대를 맞이할 수는 없다. 행동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들, 합리적인 보수의 모든 분들께 촉구의 말씀을 드린다. 정치보복의 불행한 과거가 반복되어서는 미래로 갈 수가 없다. 야만스런 과거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모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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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황스럽고 유감” 윤석열 “원론적 말씀드린 것”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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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도 윤 후보의 해당 인터뷰 발언을 접한 뒤 “정치보복 우려가 현실로 확인됐다”며 격앙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이 주재하는 선대위 긴급회의를 소집, 현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윤 후보 발언을 비판했다.
오후에도 윤호중 공동선대위원장을 필두로 의원 10여 명이 도열한 가운데 국회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운하, 고민정, 조오섭, 홍영표 등 개별 의원들도 SNS을 통해 확전에 나섰다.
이재명 대선 후보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매우 당황스럽고 유감을 표한다. 듣기에 따라서는 정치보복을 하겠다, 이렇게 들릴 수 있는 말씀”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발언을 “새 정부가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전 정부 일이 1, 2, 3년 지나며 적발되고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에 따라 (수사가) 이뤄지게 돼 있다는 원론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특별한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면서 여당의 격앙된 반응에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면 불쾌할 일이 없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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