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팬데믹 방지 국제협약 추진…야생동물시장 폐쇄 등 규정

새 바이러스·변이 발견·신고 국가에 유인책 제공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 속 검사 나선 프랑스인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유럽연합(EU)이 새로운 팬데믹을 막기 위해 국제협약을 추진한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EU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협약엔 야생동물 시장을 폐쇄하고 새로운 바이러스와 변이의 발견과 보고를 장려하는 내용이 골자다.

익명 요구한 EU 관계자는 새 협약 논의를 위한 국제회의가 이날 처음 열릴 예정이며 회의의 목표는 8월 말까지 예비협정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는 세계 주요 지역을 대표해 네덜란드와 브라질,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태국 등 6개국이 참여한다.

논의가 잘 진행돼 합의가 도출되면 협의 서명은 2024년 5월께 이뤄질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에 대해 널리 받아들여지는 학설은 중국 우한의 야생동물 시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됐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처음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해 신속하게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고 칭찬받기도 했으나 미국 등은 중국이 코로나19 발생 기원에 관한 정보를 숨겼다고 비난한다.

EU 관계자는 EU는 새로 추진되는 조약에 야생동물 시장의 점진적 폐쇄와 새 바이러스를 빨리 발견해 보고하는 국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포함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프리카 남부 국가들은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해 신속하게 보고했지만 오히려 항공 운항 제한 등 불이익을 당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제재로 향후 새 바이러스를 발견해도 WHO에 보고를 꺼려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EU 관계자는 새 바이러스를 보고하는 국가에 대한 유인책에는 그 바이러스에 대해 개발된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접근권 보장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세계에 비축된 의료장비 등을 공급받는 등 즉각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국가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보건규정(IHR)의 개정도 논의하고 있으며, 미국은 투명성을 높이고 WHO가 전염병 발생 지역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EU 등은 새 협약에 바이러스 발견과 보고를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의무로 규정하는 것을 원하지만 브라질 등은 구속력이 없는 협약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팬데믹에 관한 새 협약을 제안했던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측과 미국 백악관은 이 문제에 대한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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