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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분주한 '제3지대'…심상정·김동연 "현 대통령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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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국민의힘 양당이 아닌, 제3지대 후보들도 29일 남은 대선을 향해 바삐 움직이고 있죠. 특히 제3지대에 있는 만큼 더욱 더 권력 구조를 바꾸겠다, 날을 세우고 있는데요. 황예린 마커가 '줌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영화 '관상' : 어찌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영화 관상의 이 장면, 이 대사. 아직도 회자되고 있죠. 영화를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수양대군이 이토록 왕이 될 상에 집착하는 이유. 너무 뻔하죠.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가 아닌 21세기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판에서도 '왕'이란 단어는 등장합니다. 어제 제가 대통령 당선을 돕는 사람을 킹메이커, 이렇게 부른다고 전해드렸죠. 지난해 윤석열 후보의 손바닥에 적힌 '왕 자'가 논란이 된 이유이기도 하죠. 당시 대통령 당선을 위한 주문 아니냐는 공방이 오갔었습니다. 이렇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선 대통령을 왕이라고 이해하는 풍토가 있습니다. 제3지대에서 이 왕처럼 군림하는 대통령제를 개혁하자. 이런 목소리가 나온 이유입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대통령이 절대적 권한을 제도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올 오어 나싱(전부 아니면 전무) 구조 하에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요.]

[김동연/새로운물결 대선후보 (어제) : 대한민국 역사상 모든 대통령이 불행하셨습니다. 지금과 같은 체제 지금과 같은 대선 판이라면 죄송한 말씀이지만 다음 대통령님께서도 그와 같은 불행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제법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3지대 심상정 김동연 '줌 인'이 고른 오늘의 인물,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입니다. 두 후보 모두 대통령제를 겨냥했습니다. 대선이면 나오던 대통령제 바꾸자. 그러니까 개헌 얘기. 이번 대선 국면에선 유독 작게 들립니다. 19대 대선을 앞둔 탄핵 정국에선 제왕처럼 굴 수 있는 현재의 대통령 제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크게 나왔었죠. 그런데 5년이 흐른 뒤인 지금. 여전한 상황에서. 대통령 제도 개혁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이 제3지대 후보들이었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이번 대선이 가장 비호감인 이유를 바로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찾았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이번 대선을 통해서 우리가 보고 있는 역대 비호감 선거는 35년 이어온 87년 체제, 결국은 기득권 양당체제가 끝자락에 와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심 후보, 양당이 적대적 공생을 하고 있어서 대통령이 제왕처럼 군림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는데요. 대통령,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의회를 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의회 중심제를 내세웠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의회 중심제를 향해서 용기 있는 첫걸음을 내디딜 때가 됐다. 대통령 중심제를 의회 중심제로 전환해서 의회가 정치의 중심인 나라, 대권이 강한 나라가 아니라 시민권이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게 저의 포부입니다.]

그러기 위해 심 후보가 주장한 건 총리 추천권과 내각 추천권을 사실상 의회에 넘기자였습니다. 김동연 후보도 이번 대선의 문제를 지적하며 대통령제를 바꾸자는 데에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김동연/새로운물결 대선후보 (어제) : 꽤 많은 정치 오래 하셨던 분들도 이런 대선 정국 처음 봤다고 합니다. 어떤 후보도 선거 결과 나온 뒤에 당선 뒤에 개헌 추진하는 사람 없을 겁니다. 대선 후보들께서 최소한의 개헌에 대한 의견을 모아주시고, 살신성인해서 임기를 단축해도 이 문제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김 후보가 제안한 '살신성인' 정신, 이렇습니다. 현재의 5년하고 끝나는 대통령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야 하는데. 지금 개헌 절차론 불가능하단 겁니다. 그래서 이번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헌법개정 국민회의'를 구성하자고 했습니다. 이 회의를 통해 1년 안에 국민투표로 개헌안을 만들고, 2년 뒤 총선 때 대선을 동시에 실시하자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 이번에 뽑힐 대통령이 임기 2년만 하자는 건데요.

[김동연/새로운물결 대선후보 (어제) : 2024년 총선 때 새로운 대통령을 뽑자고 했습니다. 지금 대통령 후보들은 설령 어떤 분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임기 2년만 하겠다고 하는 살신성인의 자세가 필요할 겁니다.]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도 어제 단독 토론을 진행하면서 현재의 정치 구조를 비판했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안에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헌법을 고친다. 대통령제를 바꾼다. 현실과 동떨어진…손에 안 잡히는 얘기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끊임없이 이런 의제가 나오는 이유는. 지금 대한민국 시대에서 왕이 될 얼굴은, 진짜 이렇게 생긴 얼굴이 아니라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표방하는 시대 정신이기 때문일 겁니다. 시민의 바람 자체가 "어찌, 대통령이 될 얼굴인가"의 답일 텝니다. 오늘 '줌인' 한 마디는 영화 관상에서 마지막에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관상가의 대사로 대신합니다.

[영화 '관상' : 난 사람의 관상만 보았지, 시대를 보진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황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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