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판매대가 품절로 비어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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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전 국민에 대한 코로나19(COVID-19) 자가검사키트 공급을 정부에 요구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코로나 검사·대응 체계가 고위험·고령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자가진단키트 가격이 두 배 이상 급등한 '품귀' 현상에 대응해달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상임위원회 예비 심사에서 이미 40조원 가까이 증액 의견이 나온 터라 재원 조달과 실제 공급 방안을 찾아야 하는 정부로서는 난감한 입장이다.
8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2022년도 추경안의 소관 분야 예비심사 보고서를 채택하고, '정부는 전 국민에 대한 자가검사키트 공급을 검토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정부는 이달 3일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낮은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 우세종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선별진료소의 PCR(유전자증폭) 검사 대상을 60세 이상 고위험군으로 축소하고 무증상자 등 나머지 대상자는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에 따라 PCR 검사하도록 진단체계를 전환했다. 이어 60세 이상 연령층, 50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방역 역량을 집중하고 나머지에 대해선 필요 시 진료를 받도록 재택 의료 체계를 조정했다.
정부의 방역 지침 변경으로 일선 약국과 편의점,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자가진단키트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개당 3000~4000원 수준이던 자가진단키트 가격이 7000~1만5000원대로 2~3배 급등했고, 일부 온라인몰에선 10배 이상 폭등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물량을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국회 복지위가 전 국민 자가검사키트 공급을 주문한 건 이런 배경에서다. 문제는 역시 재원이다. 급등하기 이전 가격인 개당 3000원으로 전 국민 5000만명에 1회분 자가진단키트를 공급한다고 가정해도 최소 1500억원대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1인당 개수를 늘리면 그에 비례해 예산도 불어난다. 연초 꽃샘 추경을 편성하면서 최대한 동원 가능한 재원을 투입했다는 정부 입장에선 추가 재원 마련에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형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전 국민 자가진단키트 공급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 국민 자가검사키트 공급은 상임위에서 의결한 내용으로 추후 예결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정치권이 대규모 추경 증액을 압박하는 것도 정부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국회 복지위는 전날 예비심사에서 14조9500억원 규모의 증액 의견을 냈고, 같은 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 역시 정부 추경안보다 24조9500억원 증액 의견으로 예비심사를 마쳤다. 이미 40조원 가까이 증액 의견이 나온 셈이다. 만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본 심사에서 이들 안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14조원 규모 정부 추경안은 54조원으로 증액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직도 추경 규모를 정부안에서 증액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냐"는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여야가 주장하는) 35조~50조 규모의 증액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명백히 드린다"며 대규모 증액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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