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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나토 두갈래 동시회담…"러시아 강공에 분열상·봉합노력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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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독일 동맹이탈 막고 러시아서 푸틴 회유

더타임스 "위기 진화·결속 도모한 인상적 화면분할 순간"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
[AF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7일(현지시간) 서방의 맏형 격인 미국과 서방의 공공의 적인 러시아에서 거의 동시에 열린 두 개의 정상 회담은 적전 분열하는 나토의 분열상을 드러내는 인상적인 순간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나토, 두 갈래의 회담을 개최하다' 제하의 해설 기사를 싣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주요국들이 이날 2개의 회담을 열어 우크라 위기 진화와 함께 결속을 도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더타임스는 특히 북미, 유럽 두 개의 대륙에서 거의 동시에 열린 각각의 회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을 앞에 둔 나토 동맹국들의 단결을 위한 고투를 드러내는 '인상적인 화면 분할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말 취임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워싱턴으로 불러들여 우크라 사태를 포함한 국제 정세를 폭넓게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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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논의하는 프랑스·러시아 정상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 모색했다.[크렘린궁 제공] 2022.2.8 jsmoon@yna.co.kr [2022.02.08 송고]


같은 시각, 올 봄 프랑스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마크롱은 '우크라 위기 중재'라는 대업을 위해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숄츠 총리와의 첫 정상 회담을 마친 뒤 공동 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직수입하는 독일의 가스관 사업인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순간 숄츠 총리는 바이든의 선언을 들으면서 백악관의 연단에 조용히 서 있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직접 독일로 들여오는 1천200여㎞ 길이의 노르트스트림-2사업은 숄츠 총리의 전임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시절부터 숙원사업이었지만, 독일 정부가 가스관 운영을 승인하지 않고 있어 현재 사업이 보류된 상태다.

더타임스의 지적처럼 이날 회담은 나토의 분열상과 이를 봉합하려는 노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나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군사력을 증강시키며 긴장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지난 12월 이래 러시아를 상대로 공동 전선을 형성하는 데 파열음을 노출해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긴밀하고,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시아 강경책을 따르는 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와 나토의 가장 약한 고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에 방어용 무기 지원을 거부한 독일에 호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에밀리 하버 주미 독일 대사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독일의 미온적인 태도로 인해 독일의 평판에 '엄청난 손상'을 입을 것을 경고하는 전문을 자국에 보낸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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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숄츠 독일 총리(왼쪽)
(워싱턴 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2.7 photo@yna.co.kr [2022.02.08 송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숄츠 총리 앞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완전히, 전적으로, 철저하게 믿을만 하다"고 독일을 추켜 세웠고, 숄츠 총리는 (나토)동맹이 "함께 행동하고 있으며, 완전히 단결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노르트스트림-2를 중단할 것이라는 바이든의 말은 친구 사이의 합의라기보다는 노골적인 명령에 가까웠고, 숄츠 총리는 심지어 '노르트스트림 2'를 언급하지조차 않았다고 더타임스는 짚었다.

모스크바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머리를 맞대고 전쟁을 막을 방안을 협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구체적 안전보장 제안을 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이를 검토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이날 러시아에 안보 불안을 느끼게 만든 과거 (서방의) 잘못을 시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이는 마크롱 대통령이 나토의 핵심 원칙에 대해서 러시아에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신경 쓰이게 할 소지가 있는 발언이라고 더타임스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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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접경지역서 장갑차 동원해 훈련하는 러시아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는 나토가 통일 독일 영토를 넘어 더는 확장하지 않겠다고 한 통독 과정에서의 약속을 어기고 폴란드 등 옛 소련권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 수장으로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는 분쟁 해결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유럽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주력해왔다.

그는 유럽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지 않고 독자 방어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미국에는 달갑지 않은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더타임스는 '분열과 정복의 대가'인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서방의 분열을 파고들어 내주로 예정된 숄츠 총리의 방러를 포함해 향후 외교 관계에 이를 이용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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