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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부상 시작한 후보 단일화 이슈...윤 "배제하지 않아" 안 "진정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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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지난 3일 열린 대선후보토론회에 앞서 심상정 정의당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 윤석열 국민의힘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른 후보간 단일화 논의의 결론에 따라 한 달 뒤 최종 대선 구도가 바뀔 지 주목된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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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대통령 선거 핵심 변수로 거론돼 온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가 대선 정국 한복판으로 이동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를 공개적으로 띄웠다. 더불어민주당도 앞서 안 후보에게 단일화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안 후보는 “진정성 없다”며 양쪽에 모두 거리를 유지했다. 부상을 시작한 단일화 이슈가 태풍이 될지 소멸될지, 어느 쪽 경로로 이동할지에 따라 30일 뒤 치러지는 대선 대결 구도가 최종 결정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강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질문에 “(단일화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라며 “그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 언급은 삼가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입장은 재확인했다.

윤 후보는 이날 공개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도 “(단일화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바깥에 공개하고 진행할 게 아니라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도 했다. 양측이 협상단을 꾸려 ‘단일화 룰’을 정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후보간 담판으로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단일화 이슈가 장기화할 경우의 정치적 부담과 위험요소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도 읽힌다.

윤 후보의 언급에 따라 선거대책본부 메시지도 바뀌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의 일관된 생각”이라며 “(단일화를) 배제할 생각이 없고 방식을 너무 떠드는 건 예의가 아니고, 후보가 핵심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선대본)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전날 원희룡 선대본 정책본부장이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하자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한 지 하루 만이다. 단일화 마지노선을 두고는 “투표 시작할 때라는 분도 있고, 투표용지 인쇄라는 분도 있고, 사전투표 전까지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분도 있다. 그 중간 어디쯤이 되겠다”고 했다.

야권 단일화 논의가 현실화하기까지 변수는 적지 않다. 당사자인 안 후보가 거리를 두는 데다, 당장 국민의힘 내부에선 찬반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선대본 정권교체동행위원회 대외협력본부장인 이용호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당내에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큰 표 차이로 이겨야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갈 수 있다는 면에서 윤 후보 쪽이 큰 포용력을 갖고 단일화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일부에선 ‘책임총리’ 자리를 놓고 안 후보와 담판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반면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이준석 대표는 전날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1일에 (국민의힘이) 단일화하자고 제안할 일도 없고 아무도 기다리지도 않는다”고 적었다. 이 대표와 가까운 김철근 대표 정무실장은 이날 SNS에 “(야권 단일화 논의는) 윤 후보의 선거 대전략인 세대연합론(세대포위론)을 흔드는 매우 위험한 시도”라며 “후보단일화론이 가지는 피로감, 그 지난한 과정들이 실제로 대선에 도움이 될수 있는지도 회의적”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도 전날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이 “우리는 안 후보와의 여러 문제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고 단일화 러브콜을 보내 단일화 정국이 한층 복잡하게 굴러갈 여지도 있다.

안 후보는 “당선을 위해 뛰고 있다”면서 양측과 모두 거리를 뒀다. 안 후보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단일화 언급에 “어제는 아니라고 그랬다가 오늘은 또 된다고 그랬다가 (한다). 이런 문제는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나오는 단일화 언급에도 “저희한테 미리 사전에 협의나 이런 것이 전혀 없다.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했다.

공식 후보등록(13~14일)을 일주일 앞둔 이번 주 내내 단일화 이슈는 더 타오를 것으로 보인다. 후보 등록 이전이 1차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후보로 등록한 뒤에는 투표 용지에 두 후보가 모두 적히기 때문이다. 투표용지 인쇄일 하루 전인 27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면 사퇴 후보 기표란에 붉게 ‘사퇴’가 표시된다. 사전투표에 들어가는 3월4일 직전, 그리고 대선 하루 전인 3월8일까지도 단일화는 가능하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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