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 회의에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출석해 회의를 기다리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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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김 총리는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방역으로 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만 그 피해가 집중되는 것은 대단히 가혹하며 이분들에 대한 직접 지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정부도 십분 공감하고 있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뜻을 모아준다면 정부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데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여야가 합의를 해준다면 증액 검토도 가능하다는 발언이다.
대신 김 총리는 조건을 달았다. “(추경 증액)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부분을 합의를 해줘야 한다”며 “그렇게(합의가) 된다면 국민의 대표기관이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는데 (정부가) 모른 체할 수 없다”고 김 총리는 부언했다.
같은 종합정책질의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제안한) 14조원 추경에서 일부 미세조정은 될 수 있겠지만 규모가 2∼3배가 되는 것은 너무 부작용도 크고 미치는 영향이 커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겠나 한다”고 답했다.
14조원에서 소폭 증액은 가능해도 여야가 주장하는 35조~50조원 추경은 반대한다는 뜻을 홍 부총리는 분명히 했다.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여야가 증액에 합의해도) 쉽게 동의하지 않겠다”고 했던 데서 입장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추경 증액 여부를 두고 정부 내부에서도 엇박자가 나는 상황이다.
이날 거듭된 의원 지적에 홍 부총리는 직접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증액 거부가 민주주의 부정이란 강민정 민주당 의원 질문에 홍 부총리는 “이해를 못 하겠다”며 “여야 의원이 합의해서 규모를 정하고 할 순 있지만 지금 정부가 14조원을 냈는데 (여야가) 35조~50조원을 합의해서 하면 받아들여만 하냐. 그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여야가 합의하더라도 어느 정도 예전처럼 정부가 제출한 규모에서 삭감과 증액을 논의하는 걸 할 수 있지만, 일방적으로 여야가 합의하면 수용해라 하는 것은 재정 당국 입장에서 당연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홍 부총리의 ‘버티기’에 대한 여야 반발은 거세다. 여당 일각에선 홍 부총리 탄핵 주장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 추경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더불어민주당 의원 50여명으로 구성된 을지로위원회는 “홍 부총리의 발언은 민생을 외면하겠다는 ‘민생 능멸’이자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 무시’ 발언”이라며 “국회의 예산 심의ㆍ확정권과 대의민주주의의 원칙을 부정한 문제의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지난 6일 이 성명을 발표하는 회견에서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현장에서는 홍 부총리를 이렇게 놔둬서 되느냐, 탄핵하자는 여론까지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추경 증액과 홍 부총리 해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헌법 57조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 동의 없이 예산을 증액할 수 없다. 홍 부총리 주장에 국회가 크게 반발한 이유다. 다만 김 총리마저 증액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규모도 기하급수로 늘고 있어 홍 부총리가 계속 추경 증액 반대 입장을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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