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2.2.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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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 앞두고 광주를 찾았다. 국민의힘은 2020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부터 호남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왔다. 이번 대선에서 최대 '20% 득표율'까지 기대하고 있다. 호남은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대선후보가 참패한 지역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이 뿌리깊다. 윤 후보가 지속적인 구애 전략으로 호남 민심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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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찾은 윤석열, 5·18묘지에서 또 막혔지만…"5월정신 잊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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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가 6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으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참배를 반대하는 '5월어머니들' 등 시민단체 항의에 막혀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2022.2.6/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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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6일 정오쯤 광주 첫 일정으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지역 시민단체 인사들의 반발로 추모탑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서 참배했다. 민주묘지 초입부터 윤 후보의 참배를 반대하는 일부 광주 시민들이 항의 구호를 외쳤다.
윤 후보는 "분향을 막는 분들이 계셔서 앞에 가서 제가 분향은 못 했지만 마음속으로 우리 5·18 희생자분들의 영령을 위해 참배를 잘 했다"며 "광주에 방문할 때마다 민주묘역을 온 것은 아니지만 벌써 3, 4번째 온 것 같은데 2번은 분향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5월 정신이라는 것이 피로 민주주의를 지킨 것이기 때문에 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 5월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5월의 정신이라고 하는 것은 그냥 항거의 정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통합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광주 선거대책위원회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선대위 결의대회에서 광주 지역공약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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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 공들이는 국민의힘, 이준석 "지역구도 깨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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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보수정당의 무덤으로 불렸던 호남을 이번 대선의 요충지로 보고 지지층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윤 후보는 230만 가구에 달하는 호남 유권자들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법상 가능한 예비후보자홍보물 전량을 호남에 쏟아부었다. 윤 후보는 편지에서 "호남에서 제게 주시는 한표 한표가 호남을 발전시킬 책임과 권한을 제게 위임해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준석 대표 역시 이달 초 호남을 방문해 전남 다도해 섬들을 찾았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주목하지 않은 작은 섬들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였다. 설날인 1일에는 새벽 해돋이를 위해 광주 무등산에 올랐다. 이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우리 윤석열 후보가 20% 이상 득표해 많은 지지를 받아 이제 지역구도가 깨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12일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호남을 찾는 일정을 계획 중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맨 앞)가 지난 3일 신안지역 주민과 간담회를 위해 정책홍보버스에서 내려 신안군 압해읍 청년회관으로 이동하고 있다.2022.2.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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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이번 대선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만 기록해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호남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은 탓에 10%는 '마의 득표율'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호남 민심이 호남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취약지역 공략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가 호남에서 15% 득표율을 넘긴다면 말 그대로 기적"이라며 "수도권 표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호남 득표율이) 선거 결과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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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이후 대선에서 박근혜만 '호남 10%'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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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호남에서 정권교체 여론의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0%를 돌파한 결과가 나오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도 형성됐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 득표율 10%를 넘기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보수정당 후보의 호남 득표율 10%는 역대 대선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였기 때문이다.
1987년 직선제 체제에서 치러진 7번의 대선에서 호남(광주·전북·전남)에서 10% 득표율을 돌파한 보수정당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18대 대선)이 유일하다. 박 전 대통령은 광주 7.8%, 전북 13.2%, 전남 10%로 호남에서 득표율 10.5%를 기록했다. 보수정당 후보 최초로 10% 득표율을 돌파하며 영·호남의 지역갈등구도를 끝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며 호남 민심은 차갑게 돌아섰다. 2017년 대선(19대)에서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2.5%에 그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8%)는 물론 심상정 정의당 후보(4.5%)보다 더 적은 표를 얻었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도 호남의 보수정당 외면은 이어졌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비례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은 광주 3.2%, 전북 5.8%, 전남 4.2%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대선에서 지역구도는 상수에 가깝다. 강해질 때와 약해질 때가 있는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는 약해질 여지가 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지만 영남 출신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영남 사람이다. 호남에서 이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좋지 않고 거기에는 TK(대구·경북)에 대한 반대 정서가 강한 편"이라며 "이런 점에서 지역구도가 완화될 측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영남, 호남 구도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광주=안채원 기자 chae1@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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