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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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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에 공들이는 윤석열…마의 벽 '박근혜의 10%'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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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광주=안채원 기자,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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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2.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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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 앞두고 광주를 찾았다. 국민의힘은 2020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부터 호남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왔다. 이번 대선에서 최대 '20% 득표율'까지 기대하고 있다. 호남은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대선후보가 참패한 지역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이 뿌리깊다. 윤 후보가 지속적인 구애 전략으로 호남 민심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 찾은 윤석열, 5·18묘지에서 또 막혔지만…"5월정신 잊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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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가 6일 오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으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참배를 반대하는 '5월어머니들' 등 시민단체 항의에 막혀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2022.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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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6일 정오쯤 광주 첫 일정으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지역 시민단체 인사들의 반발로 추모탑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서 참배했다. 민주묘지 초입부터 윤 후보의 참배를 반대하는 일부 광주 시민들이 항의 구호를 외쳤다.

윤 후보는 "분향을 막는 분들이 계셔서 앞에 가서 제가 분향은 못 했지만 마음속으로 우리 5·18 희생자분들의 영령을 위해 참배를 잘 했다"며 "광주에 방문할 때마다 민주묘역을 온 것은 아니지만 벌써 3, 4번째 온 것 같은데 2번은 분향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5월 정신이라는 것이 피로 민주주의를 지킨 것이기 때문에 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 5월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며 "5월의 정신이라고 하는 것은 그냥 항거의 정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통합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광주 선거대책위원회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선대위 결의대회에서 광주 지역공약도 발표한다.


호남에 공들이는 국민의힘, 이준석 "지역구도 깨졌으면…"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의 무덤으로 불렸던 호남을 이번 대선의 요충지로 보고 지지층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윤 후보는 230만 가구에 달하는 호남 유권자들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법상 가능한 예비후보자홍보물 전량을 호남에 쏟아부었다. 윤 후보는 편지에서 "호남에서 제게 주시는 한표 한표가 호남을 발전시킬 책임과 권한을 제게 위임해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준석 대표 역시 이달 초 호남을 방문해 전남 다도해 섬들을 찾았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주목하지 않은 작은 섬들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였다. 설날인 1일에는 새벽 해돋이를 위해 광주 무등산에 올랐다. 이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우리 윤석열 후보가 20% 이상 득표해 많은 지지를 받아 이제 지역구도가 깨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12일 윤 후보와 이 대표가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호남을 찾는 일정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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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맨 앞)가 지난 3일 신안지역 주민과 간담회를 위해 정책홍보버스에서 내려 신안군 압해읍 청년회관으로 이동하고 있다.2022.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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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이번 대선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율만 기록해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호남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은 탓에 10%는 '마의 득표율'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호남 민심이 호남 출신 수도권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취약지역 공략 이상의 의미가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가 호남에서 15% 득표율을 넘긴다면 말 그대로 기적"이라며 "수도권 표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호남 득표율이) 선거 결과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1987년 이후 대선에서 박근혜만 '호남 10%'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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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호남에서 정권교체 여론의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20%를 돌파한 결과가 나오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도 형성됐다. 하지만 실제 선거에서 득표율 10%를 넘기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 보수정당 후보의 호남 득표율 10%는 역대 대선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였기 때문이다.

1987년 직선제 체제에서 치러진 7번의 대선에서 호남(광주·전북·전남)에서 10% 득표율을 돌파한 보수정당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18대 대선)이 유일하다. 박 전 대통령은 광주 7.8%, 전북 13.2%, 전남 10%로 호남에서 득표율 10.5%를 기록했다. 보수정당 후보 최초로 10% 득표율을 돌파하며 영·호남의 지역갈등구도를 끝낼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으며 호남 민심은 차갑게 돌아섰다. 2017년 대선(19대)에서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2.5%에 그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8%)는 물론 심상정 정의당 후보(4.5%)보다 더 적은 표를 얻었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도 호남의 보수정당 외면은 이어졌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비례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은 광주 3.2%, 전북 5.8%, 전남 4.2%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대선에서 지역구도는 상수에 가깝다. 강해질 때와 약해질 때가 있는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는 약해질 여지가 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지만 영남 출신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영남 사람이다. 호남에서 이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좋지 않고 거기에는 TK(대구·경북)에 대한 반대 정서가 강한 편"이라며 "이런 점에서 지역구도가 완화될 측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영남, 호남 구도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광주=안채원 기자 chae1@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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