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정의당 심상정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 국민의힘 윤석열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왼쪽부터)가 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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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20대 대선후보들의 1차 TV토론회가 3일 열렸다. 승자와 패자가 갈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역대 대선 TV토론에선 어떤 후보가 수혜를 봤고, 또 어떤 후보가 손해를 봤을까.
1997년 15대 대선에서 당시 김대중(왼쪽부터) 국민회의 후보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가 토론을 시작하기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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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TV토론의 역사는 지난 1997년 15대 대선부터 시작된다.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가 삼파전을 치렀다. 세 후보는 TV토론을 통해 정책과 철학 그리고 비전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김대중 후보는 국민적 이목을 집중시켰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를 겪은 직후 정권 책임론과 함께 정권 교체의 열망까지 커졌다. 김대중 후보는 이런 정권 교체 바람에 힘입어 강하고 논리적인 이미지를 내세웠다. 또, 앞서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단일화 TV토론 이후 대선TV 토론에 나와 '준비된 대통령' 모습을 보이면서 유권자의 눈길을 끌었다. 당시 토론 시청률은 55.7%를 기록할 정도로 흥행몰이에 성공했으며, 법정 TV토론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됐다.
2002년 12월 대선후보 3차 토론회 모습. 왼쪽부터 권영길, 이회창, 노무현 후보.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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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6대 대선에선 '권영길 신드롬'이라고 불릴 정도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인기가 높았다. 권 후보는 노무현, 이회창 두 거대양당 후보 사이에서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 드러냈다. 특히 권 후보의 "국민 여러분 지금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유행어는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다. 그 결과 권 후보는 대선에서 3.9%(95만7000표)를 기록해 당시 진보정당에서는 '성공한 득표율'로 평가받기도 했다.
토론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는 (왼쪽부터) 이인제 민주당 후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이회창 무소속 후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사진 = 연합뉴스] |
역대 대선토론 중 2007년 17대 대선 토론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앞서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경선이 '빅매치'로 인기를 끌면서 대선토론의 힘이 풀린 것이다. 이 후보와 박 후보의 대결은 결국 이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당시 TV토론회에는 총 6명의 후보가 등장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포함해 정동영 대통합민주당·이회창 무소속·문국현 창조한국당·권영길 민주노동당·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참석했다.
18대 대선 후보들. (왼쪽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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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8대 대선TV토론은 그야말로 '여풍(女風)'이 불었다. 여성 후보들의 설전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향해 "이것만 기억하시면 된다. 저는 박근혜 후보를 반드시 떨어뜨릴 거다"며 공개 저격했다. 이에 박 후보는 당황했지만 "이정희 후보가 오늘 아주 작정하고 네거티브를 어떻게든지 해서 이 박근혜라는 사람을 내려앉혀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온 것 같다"며 응수했다. 이 후보의 강한 발언은 되레 보수 유권자들을 한 데로 모았고, 결국 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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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9대 대선TV토론부터는 토론 형식이 변화했다. 기존에 앉아서 발언하던 것과는 다르게 원고 없이 서서 발언하는 스탠딩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당시 토론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참여했다. 이른바 '안풍(安風)'으로 높은 인기를 유지했던 안 후보는 TV토론에서 실책을 범했다. 안 후보는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등 발언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 반면 심 후보는 톡 쏘는 '사이다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심 후보는 여야 후보할 것 없이 '여성 차별' 발언엔 사과를 요구했으며, '동성애 찬반'엔 "동성애를 찬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 결과 심 후보는 대선에서 6.17%의 득표율을 얻어, 앞서 권영길 후보의 3.9% 득표율 기록을 넘어섰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4인의 대선주자가 3일 TV토론에서 치열한 토론을 펼쳤다. 토론에 목 말랐던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합계 시청률이 39%로 집계됐다. 이번 토론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참석했다. 네거티브성 발언은 덜고 정책 위주로 토론에 임했지만 '한 방이 부족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토론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4인의 대선주자는 오는 8일 한 차례 TV토론으로 맞붙을 예정이다. 한국기자협회 측은 여당 4당에 토론회 참여 초청 공문을 보냈으며, 각 후보 측은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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