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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또 고개 숙인 이재명…"尹, RE100 모를 거라 상상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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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아…참…이게 너무 면목이 없습니다.”



첫 TV토론에 대한 평가 공방이 치열했던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다시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우리동네 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인 김혜경씨의 대리 처방 의혹 등에 관한 질문을 받자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런 뒤 이 후보는 “공관 관리 업무를 했던 공무원 중에 피해 당한 사례가 있다고 하고, 논란이 되고 있고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다 제 불찰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기관들의 수사와 감사가 이미 개시됐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서 상응하는 책임을 충분히 지겠다. 향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는 물론이고 엄정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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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후보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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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날 토론으로 화제가 된 ‘RE100’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국제적 캠페인)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엔 힘이 실렸다. 이 후보는 “RE100 전용 산업단지 건설이 전국적으로 매우 중요한 현안이고 전세계적으로 350개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RE100 전환을 선언해서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되지 않는 물품을 생산하지도 공급받지도 않겠다고 결의하고 있다”며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일상적인 삶 속에서 모를 수는 있지만 전환시대 국가경제를 설계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걸 모른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민주당, 尹 ‘‘RE100이 뭐냐’ 발언 두고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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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우리동네공약' 언박싱데이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26개 기초지자체 공약을 소개하는 '우리동네공약' 언박싱데이를 갖고 취지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2.2.4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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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토론에 대한 평가보다는 후속 공세에 집중했다. 윤 후보의 ‘RE100’ 무지가 핵심 주제였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백번 양보해 이야기해도 RE100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고 하는 것은 정말 심각하다”면서 “대선후보가 RE100을 모른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박영선 선대위 디지털전환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의 답변은 윤 후보가 탄소중립 이슈에 대한 고민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선대위에서는 “윤 후보의 ‘(RE100)그게 뭐냐’라는 말 한마디가 우리 경제의 미래를 맡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것”(조승래 수석대변인) 등이 논평이 이어졌다.

‘RE100’ 집중 공세는 “선방했지만 상대방의 허점을 충분히 물고 늘어지지 못해 아쉬웠다”는 평가에 이어진 움직임이었다. 선대위 본부장급 인사는 “부인 김혜경씨가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치러진 토론치고는 후보가 평정심을 유지하며 할 말을 했다”며 “남은 토론회에서는 좀 더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토론 선전이 화제가 돼 후보 부인 관련 여파가 가라앉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마을이 곧 국가”…226개 시·군·구별 공약 공개



이날 ‘우리동네 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에선 “거제시민을 위해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식의 슬로건 아래 226개 시·군·구별 맞춤형 공약이 공개됐다. 선대위는 이 공약들을 개별 홍보영상과 함께 각 지역위원회에 배포할 계획이다.

대선 주자가 시·군·구 단위 공약을 망라해 발표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공약개발과 발표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친 이 후보가 지난해 10월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 캠프에 ‘마을 공약 집대성'을 지시한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선대위가 약 3개월 동안 각 지역위원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총 1100여개의 공약이 마련됐다. 선대위 정책본부 관계자는 “지역 현안이지만 국가가 나서야할 일들을 엄선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정치 입문 계기인 2004년 성남의료원 사태를 언급하며 “시군구 단위까지 공약을 발표하는 것은 자치와 분권, 마을이 곧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는 데 의의가 있다”며 “정치의 시작은 지역이고 지역에서 주민의 삶을 지켜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우선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2번, 경기지사 3년 남짓 동안 대체로 95% 이상의 공약 이행률을 보였다”며 “이 약속도 (대통령 당선이 되고) 5년 후에 비교해보면 대부분 이행됐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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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공약은 그동안 민주당이 이어 온 ‘마이크로타깃팅’ 전략의 끝판왕 격이다. 생활밀착형 공약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시리즈가 인기를 끌자, 선대위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시행한 정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명확행’(이재명의 확실한 행복) 등으로 변주를 이어왔다.

미시 공약 경쟁을 두곤 당 안팎에선 “공약이 650여개나 되던데 다 하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계산을 해봤느냐”(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대선 주자의 격에 맞지 않는 접근법”(민주당 중진 의원) 등의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대위 정책본부 관계자는 “대형 어젠다나 거대 국가 비전을 통한 득점이 어려워진 시대”라며 “우리 동네와 나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걸 체감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후보의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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