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긴장완화안, 정치적 합의조건 찾는 데 주력"
숄츠 "매우 심각한 상황, 미국 이어 러시아 방문할 계획"
2020년 6월 프·러 정상간 화상통화 자료사진. |
(서울·파리=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현혜란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 고조 속에 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모색하려는 유럽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5분간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함께 대응할 방안을 조율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신속하고 심각한 경제 제재를 내릴 수 있도록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을 점검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며 필요하다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러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유럽 내 협조를 계속하고 푸틴 및 젤렌스키 대통령과 의견 교환을 계속하는 것"이라면서 "논의 진전에 따라 어떠한 계획·여정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현지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문제 및 러시아와의 대화에서 우선순위는 긴장을 완화하고 위기를 벗어날 정치적 합의 조건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8일에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바 있다.
AFP에 따르면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조만간 우크라이나 문제 논의를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ZDF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곧 미국으로 갈 것"이라면서 또 "조만간 대화를 위해 러시아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숄츠 총리의 방미는 오는 7일로 확정됐지만 러시아 방문 날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로, 그는 "약속이 정해졌고 조만간 일어날 것"이라고만 말했다.
EU 중심국인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미국과 논의에 이어 러시아와 대화에 나설 계획임을 밝힌 만큼, 이들이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중재를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숄츠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측면에서 정책 협조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는 한편, 전쟁 가능성에 대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우크라이나 국경에 수많은 군부대가 배치된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도 전날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이날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다만 존슨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은 비극적인 계산 착오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지난 1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긴장 완화 조치를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이탈리아 총리실은 두 지도자가 "지속가능한 위기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과 신뢰의 분위기 재구축"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병력의 훈련장면 |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도 자체적으로 해법 모색과 우군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동유럽 폴란드와의 협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폴란드·영국 간의 새로운 협력 틀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의 3자 협상 틀을 만들고 싶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등 4개국이 참여하는 '노르망디 형식'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4개국 정상의 정책 보좌관은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분쟁 해결책을 논의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2주 뒤 독일 베를린에서 다시 회동하기로 한 상태다.
반면 실질적으로 사태 전개에 열쇠를 쥔 미·러 양자 간에는 외교적 논의에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한 채 군사적 긴장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24일 8천500명 규모 병력에 대해 유럽 파병 비상대기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이날 추가로 병력 3천명을 동유럽 루마니아·폴란드에 증파하기로 했다.
미국은 또 러시아의 핵심 안전보장 요구를 거부하는 대신 상호 군축과 신뢰 구축 협상을 통한 해결책 모색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bsch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