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술 이용 해외 생산 반도체도 적용
AI 등 푸틴 전략 기술 분야 표적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서 웨이퍼를 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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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반도체 수출 금지에 나설 것이라고 미국 현지 매체 악시오스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전례 없는 대대적인 제재로 러시아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시킬 계획이다. 특히 이번 수출 제재는 미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뿐 아니라 미국의 장비나 도구,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을 이용해 해외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에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미국의 기술은 반도체 생산 전반에 적용되기 때문에 이 같은 제재가 가동될 경우 러시아에 미칠 영향은 매우 클 전망이다.
바이든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 제재의 범위가 얼마나 넓을지 알 수 없지만 인공지능(AI)이나 양자 컴퓨터와 같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러시아가 이 분야의 발전을 원한다면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 파트너들만이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이 필요하다”며 “이 제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러시아의 생산 능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제재가 장기화된다면 미국 반도체 업체들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해외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기술 의존도를 벗어나려는 계획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생각하는 만큼의 효과가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수출 통제가 반도체를 넘어 다른 기술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항공우주나 해양산업과 같은 전략적 분야를 대상으로 한 유사한 조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해외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무엇이든 미국 기술이나 디자인을 사용한다면 미국의 수출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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