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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제 20대 대통령 선거 대선 토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의 '청와대 이전', '공공기관 이전' 공약들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대선에도 등장했던 단골 공약인 만큼 과거 실현하지 못한 이유 등이 담긴 공약 실천 가능성, 국정 운영 효율성과 부작용 등도 함께 검토·발표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20대 대선 후보들은 탈권위, 지역균형 발전 등을 이유로 공공기관 업무 이전을 약속하거나 공공기관 자체를 옮기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골 소재는 '청와대 이전'이다. 제왕적 대통령제 타파와 탈권위를 위해 청와대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경우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7일 대통령실 조직구조 및 기능 개편, 기존 청와대 부지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내용이 담긴 사실상 ‘청와대 해체’ 공약을 발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지난달 25일 먼저 집권 시 현재 청와대 집무실을 국빈영접과 주요 정치행사가 있는 날만 사용하고 자신은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로 출근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등도 대선 후보 시절 청와대 이전이나 청와대의 권한 및 기능 축소를 약속했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18대(2012년)·19대(2017년) 후보 시절 두 차례 청와대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경호 문제와 보안 시스템 증축 비용 등이 문제 되면서 공약은 실행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경제가 엄중한 시기에 많은 리모델링 비용을 사용하고 행정상 혼란도 상당 기간 있을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 이전의 어려움을 설명한 바 있다.
청와대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이전 공약도 수시로 거론된다. 서울로 집중된 금융, 행정 등을 지방으로 이전해 지역사회 균형 발전을 꾀하겠다는 명분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공기관 200여곳을 추가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전날에는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육군사관학교를 구 36사단 부지에 옮기겠다고 공약했다. 윤 후보도 공공기관 100곳을 조건부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산업은행을 전북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고, 지난해 4월 열린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에도 김영춘 민주당 후보, 박형준 후보 등이 국책은행 이전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공기관들은 당장 예산·절차·업무 효율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받는다.
청와대와 공공기관 이전 문제는 비용, 효율, 대외 관계성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의 경우 일부 기능, 공공기관의 경우 지방 이전이 필요한 곳이 있지만 무턱대고 옮겼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후보들이 공약한) 모든 공공기관 이전 효과를 획일화해서 단언할 수 없다. 수도권에 있어야 하는 공공기관, 지방으로 옮겨야 하는 공공기관 등이 나뉘기 때문"이라며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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