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7년여만 최고치…원화 약세 맞물려 국내 부담↑
설 명절 전후 딸기·배추·쇠고기·돼지고기 등 가격 상승세
기재부 “물가 상방압력 확대 가능성…부처책임제 등 대응”
지갑 얇아지는데 기름값 오르고 삼겹살도 비싸
2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들여오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은 88.39달러로 전년동기(55.00달러)대비 60.7%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0월 8일(89.93달러) 이후 7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억원(가운데)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달 15일 경기 화성시 알뜰송산주유소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기재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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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84달러대까지 오른 후 작년말 70달러선으로 내려갔으나 최근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영국 거래소) 역시 지난달 28일 90.03달러에서 31일 91.21달러로 2014년 10월 이후 처음 90달러를 넘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산유국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최근 우르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여부를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전쟁 가능성까지 시사해 국제사회 긴장이 높아졌다.
달러로 원유를 사야하는 특성상 최근 원화 약세는 국내 부담을 더 키우고 있다.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1205.05원으로 전거래일대비 2.70원 상승하며 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이전 최고치였던 2014년 10월 당시 원달러 환율이 1020원대로 지금보다 180원가량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체감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넘었다는 계산이다.
지난달 마지막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650.96원으로 전주대비 18.94원 올랐다. 유류세 인하가 100% 반영됐음에도 다시 예전 최고가인 1800원선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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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전후로 안정세였던 농축수산물 가격도 우려 요인이다. 정부는 설에 앞서 공급물량을 대거 풀면서 주요 성수품 가격은 안정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쌀 20kg 평균 소매가격은 5만3450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0.9% 내렸다. 사과(-12.5%), 배(-18.9%), 달걀(-3.5%), 고등어(-10.8%) 등도 1년 전에 비해 낮은 시세다.
다만 일부 품목들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딸기 100g당 소매가격은 4228원으로 전년동월대비 52.3% 뛰었고 배추 한포기 가격도 같은기간 39.7% 오른 4228원이다. 쇠고기 등심 1+등급, 돼지고기 삼겹살도 같은기간 각각 17.8%, 11.7% 올랐다.
1월 물가상승률 가장 높아…관계부처 합동 대응
통계청은 오는 4일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국내외 물가 여건이 녹록치 않은데다 1월은 연초 가격 인상과 설 명절 수요 등으로 전월대비 상승률이 연중 가장 높은 달로 물가 상방 압력이 높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통상 매주 금요일마다 물가나 한국판뉴딜 등 주요 정책점검회의를 열었지만 지난 3주간은 물가에만 집중한 물가관계차관회의로 운영한 바 있다. 물가관계차관회의는 현장점검과 연계해 주요 품목 가격·수급동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그동안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고 수준인 20만400t으로 확대하고 부처별 소관분야 업계 간담회를 통해 연초 가격 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응해 석유류·내구재 물가 동향과 대응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하기도 했다.
정부는 유가 관련 모니터링·비상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추가상승에 대비한 조치를 선제 검토할 방침이다. 4월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는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연장을 검토한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에너지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차질 등으로 전세계적인 물가상승세가 계속되고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물가 상방압력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설 이후에도 주요 생활 밀접품목 가격동향을 면밀히 살펴 민생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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