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1시간여만에 NSC 전체회의 긴급소집…상임위도 별도로 열려
'오미크론 방역현장' 일정은 15분 늦게 소화…일각선 "취소했어야" 시선도
국가안전보장회의 발언하는 문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박경준 기자 = 설 연휴인 30일 오전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청와대 역시 긴박하게 움직이며 상황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북한이 단거리가 아닌 중거리 이상의 미사일을 쏜 것은 4년 2개월여 만인데다, 이번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행동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역시 이제까지의 북한 도발 때보다 훨씬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1년여만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회의 개최 시각은 오전 9시 25분으로,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발사 시각인 오전 7시 52분부터 약 1시간 30분만에 긴급히 열린 것이다.
명절 연휴 도중임에도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은 새해 들어 벌써 7번째 되풀이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도 북한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상임위 회의를 열고 북한에 "유감"을 표해왔으나 흐름을 변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향후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철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진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을 향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도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등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해왔던 청와대가 이전과는 달리 긴박하고 강력하게 대응한 셈이다.
합참 "북, 자강도 일대서 탄도미사일 추정 1발 발사" |
문 대통령 주재의 전체회의가 끝난 뒤에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회의가 이어졌다.
임기 내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관심과 노력을 쏟은 상황에서 임기 말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자 청와대 내부의 우려도 커지는 가운데, 전체회의와 상임위 회의를 이례적으로 잇따라 여는 등 '총력대응'을 하는 모습이다.
상임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표명한 입장문에는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규탄 메시지가 명시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 청주에 위치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생산 공장 방문이 예정돼있었으나 NSC 전체회의 주재로 공장 방문은 예정시각 10시 30분에서 15분 가량 늦어졌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세의 심각성을 고려해 일정이 강행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이 벌어진 상황에서 방역일정을 그대로 소화하는 것은 부적절했다며 취소를 하는 것이 옳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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