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 금리 2020년 3월 1%→올해 1월 2%대
'적자국채 발행→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자영업자·가계 이자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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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긴축 정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채 금리가 뛰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한 데 이어 여야 대선 후보 모두 '돈 풀기'를 예고하면서 들썩이는 국채 시장이 더욱 요동치는 모습이다. 국채 금리 상승은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선심성 돈 풀기가 오히려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3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코로나19 첫 추경안이 확정된 지난 2020년 3월17일 연 1.03%에서 이달 28일 2.18%로 1%포인트 넘게 뛰었다.
이 같은 국채금리 상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의 잇따른 추경,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맞물린 결과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한 해도 빠짐없이 추경을 편성해 지출액을 늘려왔는데, 그 규모는 역대 가장 빠른 올해 '1월 추경'을 포함해 5년간 총 10차례에 걸쳐 15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1월 추경과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24일 국회에 14조원 규모의 안을 제출했는데, 이 중 무려 11조3000억원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한다. 적자국채란 부족한 세입을 보충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인데, 시중에 국채 물량이 늘면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국채 금리는 오르게 된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은 거듭된 추경으로 풀리는 국채 물량을 시장이 소화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의 통화긴축 예고도 영향을 미쳤지만 정부의 반복되는 추경 역시 국채 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여야는 추경 규모를 35조원으로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더욱 늘어날 공산이 크다.
문제는 최근 국채 금리 흐름이 시중금리 상승 후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는 정기 예·적금, 주택부금, 양도성 예금증서(CD), 금융채 금리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데, 모두 국채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결국 국채 금리 오름세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자영업자와 가계, 기업의 이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정부는 추경안 대부분인 11조5000억원을 소상공인 지원에 쓸 예정인데, 오히려 '추경→국채 금리 상승→대출금리 상승→자영업자와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빠르게 늘어나는 국가 채무도 큰 부담이다. 이번 추경안 편성으로 정부의 한해 총지출은 지난해 본예산(558조원) 대비 11.4% 증가한 621조7000억원, 국가채무는 1075조7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0.1%에 이르게 됐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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