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4일 서울 중구 CJ 본사 앞에서 거리 두기를 유지한 채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왼쪽). 27일 한 대선 후보가 전통시장에서 즉석 연설을 하는 동안 지지자들이 구름처럼 몰려 있다. 뉴시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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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행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전 대표가 27일 호남 정치 1번지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열린 즉석 거리연설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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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달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에서 거리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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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일부 불법 집회를 제외하고는 도심 도로를 가득 매울 정도의 대규모 집회를 볼 수 없다. 정부가 행사 및 집회의 참석 인원을 강력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참가자 간 거리 두기 등 집회 현장에서의 방역지침 준수 여부까지도 꼼꼼히 감시한다.
그런데, 한쪽에선 거리 두기 준수는커녕 구름 인파가 떼를 지어 몰려다니고 있다. 20대 대선 유력 후보들의 선거 유세 현장이다. 수십,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후보를 따라 이동하다 보니, 인원 제한은 물론, 사람간 거리 두기도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참석자간 거리를 유지하기 어렵고 ▲구호를 외치는 등 비말이 튈 우려가 있으며 ▲참석 인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집회 인원 제한의 이유인데, 동일한 문제점은 안고 있는 선거유세 활동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이다. 이를 두고 ‘방역 차별’ 논란이 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한국여행업협회, 한국중소여행사연합회 회원들이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여행업 생존대책과 회복 방안을 요구하는 총궐기 대회에서 서로 자리를 띄어앉은 채 손팻말을 들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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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가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전국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집회 장소에 들어올 수 있었던 참가자들은 서로 간격을 띄어 앉은 채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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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관련 정부 방역지침에 반발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 회원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총궐기 대회를 개최, 집회 인원제한수인 '299명'가 넘어서자 경찰들이 철제펜스로 입장을 제한하자 참가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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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까지 적용되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조치에 따르면 49명 이하까지는 참가자들의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행사·집회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50명이 넘어갈 경우 참가자 전원 접종 완료자여야 하고, 최대 299명까지만 허용된다. 이 때문에 집회 현장에서는 참가 인원을 두고 경찰과 시위대 간 언쟁이 벌어진다. 집회 주최측은 집회 내내 참가자 전원이 접종완료자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역패스를 확인할 수도 없고 모인 사람들의 신원 특정이 불가능한 선거 유세 현장은 50명이든, 500명이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방역 당국이 유세 현장에 모인 인파를 ‘모임’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정당마다 지역 조직에 미리 유세 시간과 장소를 공지하고 참석을 유도하고 있지만 이를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상황’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울 전역에서 10인 이상 집회가 금지되던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후보 및 정치인들은 활발한 유세 활동을 벌였고, 인파를 몰고다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서울 전역에 10인 이상 집회 금지 조치가 발효 중이여서 당시 집회는 전부 소규모로 진행됐다. 위에서부터 청와대 앞에서 코로나19 전담병원 근무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보건노조, 권익위 앞에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집합금지명령 철회를 요구하는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이한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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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대전 동구 중앙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오른쪽). 연합뉴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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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의 집회에서 거리 두기는 기본이다. 참석자 간 2m 거리를 유지하거나, 그 만큼은 아니더라도 서로의 몸이 닿을 정도로 밀착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선거 유세 현장에서는 밀착, 밀접, 밀집이 흔하다. 지지하는 후보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지지자들은 거리낌 없이 서로 밀착한다. 애초부터 비좁은 전통시장에서 후보가 즉석 연설이라도 하게 되면, 그 밀도는 더 높아지고, 밀집한 지지자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선거 분위기는 무르익는다. 그 만큼 감염 위험이 높지만, 누구도 이를 저지하려 하지 않는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세 번째 ‘코로나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방역 당국은 집회와 유세, 비슷한 성격의 두 모임에 대한 방역지침 차별적용 논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 사이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10인 이상 집회 금지조치가 발효 중인 지난해 4월 6일 박영선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보러 모인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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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10인 이상 집회 금지조치가 발효 중인 지난해 4월 1일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를 보러 모인 지지자들이 서울 성북구 현대백화점 미아점 앞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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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5일 경기도 하남시 신장시장을 방문, 즉석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남=오대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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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서면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 캠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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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조택배기사연합이 23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택배노조 파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하며 서로 간격을 두고 서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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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등 백신 접종후 사망자 유가족들이 15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제9회 추모식 및 촛불집회에서 서로 거리를 두고 선 채 희생자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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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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