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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미국 로켓 3월초 달 충돌'에 중국 "야만적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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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로켓이 5주 뒤 달과 충돌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잘 알다시피 스페이스X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기업입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 로켓은 7년 전인 2015년 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팰컨9'입니다. 미국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우주 기상 관측 위성을 지구와 달의 중력이 상쇄되는 궤도로 보내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임무를 마친 이 로켓은 연로가 소진돼 우주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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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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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잔해 3월 4일 달과 충돌"…"지구에 영향 안 미쳐"



'팰컨9' 로켓 잔해와 달의 충돌 경로를 계산한 사람은 천체 관측 전문가 빌 그레이입니다. 그레이는 이 로켓이 최근 달에 상당히 가깝게 접근한 뒤 궤도를 변경했다며 3월 4일 달의 적도 부근 가장자리에 충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충돌 속도는 시속 9천km 이상으로 예측됐습니다. 아마추어 천문학자 커뮤니티도 그레이의 예측이 맞다고 확인했습니다. 정확한 시간과 장소는 약간 다를 수 있지만 3월 4일 충돌이 있을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그레이는 "15년 동안 우주 쓰레기를 추적해 왔다"면서 "'의도하지 않은' 로켓 잔해와 달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거에 과학자들이 달 먼지 등의 정보를 얻기 위해 탐사선을 고의로 달에 부딪치게 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예상 밖의 충돌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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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관련 보도를 전하면서 인용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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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다월 박사는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맥다월은 "1960~80년대 최소한 50개의 발사체가 이번 로켓과 비슷한 위치에 있었다"며 "적어도 몇 개는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달과 충돌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팰컨9 로켓이 3월 4일 달에 충돌하는 것은 맞다"면서 "흥미로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큰 일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로켓이 달과 충돌하더라도 지구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로켓 잔해가 달의 뒷면에 떨어져 충돌 장면을 지구에서 목격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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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맥다월 박사는 '로켓 잔해의 달 충돌이 흥미로운 일이지만 큰 일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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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 "스페이스X, 다른 나라 우주선 위협…야만적 행위"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위 사실을 '드라이'하게 전했습니다. AFP통신을 그대로 인용해 "예기치 않은 달과 위성의 충돌"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대부분의 로켓은 지구로부터 멀리 가지 않는다", "스페이스X는 로켓 부스터(추진 장치)를 대기권을 통해 지구로 다시 가져와 바다에서 해체한다"는 내용도 함께 실었습니다.

하지만 중문으로 된 환구시보의 보도 내용은 달랐습니다. 스페이스X의 로켓은 미국 우주 기상 관측 위성을 100만km 이상 떨어진 곳에 보내는 임무를 맡았으며, '통제력을 잃은' 로켓의 잔해는 무게가 4톤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스페이스X가 발사한 위성과 로켓의 잔해는 여러 차례 다른 나라 우주선에 위협이 되고 있으며, 우주 분야에서의 이 회사의 '야만적인 행위'가 우주 쓰레기를 급증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상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의 보도 내용은 같기 마련인데, 중국인이 볼 수 있는 중문판 기사에 자체 해석을 달아 보도한 셈입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인민망도 환구시보 보도를 그대로 옮겨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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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망은 미국 스페이스X의 행위가 '야만적'이라는 환구시보 보도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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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가 스페이스X에 '야만적'이라고 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 우주정거장은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과 충돌을 피하려고 회피 기동을 해야 했습니다.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위성이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에 접근해 왔던 것입니다. 중국 외교부까지 나서 "미국이 우주 조약의 의무를 무시하고 우주 비행사의 생명에 위협을 가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가 저궤도 소형 위성 1만2천 개를 쏘아 올려 지구 전역에서 이용 가능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중국은 이 스타링크 사업에 4만2천 개의 위성이 동원될 것이라고 과장합니다. 나아가 미군이 군사적 목적을 위해 스타링크 위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합니다. 우주 강국이라 자부하는 중국에 스페이스X가 위협적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중국, 4년 연속 로켓 최다 발사…"150톤 운반 로켓 개발 중"



그렇다면 지난해 로켓을 가장 많이 발사한 나라는 어디일까요.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12월 23일자 기사에서 "중국은 2021년 로켓 발사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자랑스럽게 보도했습니다. 2021년 총 145개의 로켓이 우주로 발사됐는데, 이 중 55개가 중국에서, 51개는 미국에서, 25개는 러시아에서 발사됐다고 했습니다. 55회 발사는 2018년과 2020년에 각각 세운 39회 발사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우주 발사 보고서(Space Launch Report)'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로켓 발사 횟수는 중국 55회, 미국 45회, 러시아 25회로, 앞선 글로벌타임스의 수치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중국이 1위인 것은 동일합니다. 중국은 지난해 처음 미국을 제친 게 아니라 2018년부터 줄곧 미국을 앞질러 왔습니다. 4년 연속 로켓 최다 발사국이 된 것입니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이 발사한 로켓 '창정 5호B'의 잔해가 통제 상태에서 벗어나 지상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한때 전 세계가 긴장해야 했습니다. 실제 2020년에는 중국 로켓의 대형 파편이 아프리카에 떨어져 일부 건물이 파손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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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로켓 발사 통계. 중국과 미국, 러시아가 1~3위를 기록했다. (출처=우주 발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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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가항천국(CNSA)은 올해에도 많은 로켓 발사를 예고했습니다. 당장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 건설을 올해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달과 화성에 대한 지속적인 탐사도 공언했습니다. 우주정거장 '톈궁'과 같은 무게인 150톤의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는 운반 로켓까지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거 우주 쓰레기에 대해선 미국과 러시아의 책임이 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중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언제 다시 중국 로켓의 잔해가 지구로 떨어지거나, 다른 나라 위성을 위협할지 모릅니다. '야만적 행위'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우주 질서와 우주 쓰레기 관리 모색에 힘을 합쳐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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