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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성남FC 의혹에 검찰 내부 술렁…대검·박은정 “수사 막은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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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성남지청 검사 항의성 사표에
“절차 문제 재검토 지적” 해명


경향신문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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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루된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28일 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수사를 막은 적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항의성 사표를 던진 이후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일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후보가 2015~2017년 성남시장으로서 성남FC 구단주를 맡으면서 기업 6곳(네이버·농협·두산건설·분당차병원·알파돔시티·현대백화점)의 각종 인허가 편의를 봐주고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바른미래당은 2018년 6월 이 후보를 제3자 뇌물제공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서면 조사’를 거쳐 지난해 9월 무혐의로 불송치 처분했다. 이 후보에 대한 소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성남지청은 고발인의 이의 신청으로 사건을 넘겨받았다. 박 차장검사는 사건 재수사나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보고했지만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그때마다 재검토를 지시해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차장검사는 지난 25일 항의의 의미로 사표를 던졌고, 검찰 윗선과 박 지청장이 사건을 무마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자 대검과 성남지청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것이다.

대검은 이날 지난해 6월 박 차장검사가 네이버의 성남FC 후원금 40억원과 관련된 금융정보 자료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요청하려고 의뢰서를 보내자 반려했다는 언론 보도에 “성남지청의 자료제공 요청을 막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대검은 “당시 성남지청에서 수사 중인 범죄사실 외에 경찰에서 별도로 수사 진행 중인 내용(사건 송치되기 이전의 상태)까지 포함한 자료제공을 요청해 ‘절차상 문제가 있으니 재검토해 보라’는 취지로 지적했다”며 “성남지청도 받아들였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은 송치 전 경찰 사건을 지휘할 수 없는 상황인데, 성남지청이 경찰 수사 관련 부분까지 자료 조회 요청을 해 대검에서 반려했다는 설명이다.

차장검사와 충돌을 빚은 박 지청장도 성남지청 명의의 자료를 통해 반박에 나섰다. 성남지청은 “수사팀과 견해 차이가 있어 각 검토 의견을 그대로 기재해 상급 검찰청에 보고하기로 하고 준비하던 중 차장검사가 사직했다”면서 “지청장 지휘상항 등 과정은 서면으로 정리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 지청장은 대검의 ‘의뢰서 반려’ 이후 금융정보 자료제공 요청 규정을 ‘차장검사 전결’에서 ‘지청장 결재’로 바꿨다. 박 지청장은 규정 변경에 대해 “중요사건 수사에 대한 기관장 보고는 위임전결 규정과 상관 없이 당연한 것”이라며 “전반적인 규정 정비 차원에서 다른 청의 규정을 참고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지휘하던 형사3부의 기능을 축소하고 검사 배치도 바꿨다는 의혹에 대해선 “지난해 8월 정기인사에 맞춰 검사들의 희망을 최대한 반영해 업무를 균형있게 배치했다”며 “여름 인사 전 성남FC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인사 후에도 그대로 그 사건을 담당했다”고 해명했다.

박 지청장은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재직하며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주도했다. 지난해 7월 검찰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이 유력한 보직인 성남지청장에 발령받았다.

성남지청에서 성남FC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박 차장검사는 지난 25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더 근무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 봤지만… 이리 저리 생각을 해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글을 올리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 글에는 “진실을 알고 싶다” “사표를 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 등 3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검은 전날 김오수 검찰총장이 정례보고를 위해 대검을 방문한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사건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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