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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알아서 수술하는 '로봇 의사' 등장···미국서 첫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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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돼지에 장과 장 성공적 연결
인간 조종 없어도 수술 가능


경향신문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자율형 수술용 로봇인 ‘STAR’가 수술대 위에서 동작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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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진이 인간의 조종 없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수술용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의사의 기량 차이와 관계 없이 균일한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과학전문지 뉴아틀라스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이 사람의 지시를 받지 않고도 스스로 수술할 수 있는 ‘스마트 조직 자율로봇(STAR)’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STAR를 ‘문합술’이라는 수술을 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문합술은 장과 장을 연결하는 수술로, 외과 의사의 뛰어난 솜씨가 필요하다. 수술 중 손을 미세하게 떨거나 엉뚱한 부위를 꿰매면 장 누출 현상이 생기는데, 이는 환자에게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STAR는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장비로 무장했다. 시각 기능이 있는 전문 봉합기구와 3차원(3D) 내시경 같은 첨단 영상기기가 장착됐다. 특히 수술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제어 시스템을 달았다. 인간 의사처럼 수술 계획을 실시간으로 상황에 맞춰 조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인간 의사가 원격 조종을 해 수술 부위를 정밀하게 다루는 로봇이 쓰이긴 하지만, STAR는 여기에 더해 로봇의 자율성까지 한층 높였다.

연구진은 STAR 개발을 위해 지난 수년간 꾸준히 노력해왔다. 2016년 STAR의 시초가 된 로봇을 개발했는데, 당시 로봇은 작동 과정에서 사람의 지시가 많이 필요했다. 게다가 STAR는 장에 접근하기 위해 복강 안을 들여다보는 내시경, 즉 ‘복강경’을 사용하도록 고안됐지만, 2016년 개발된 로봇은 배를 크게 절개해야만 쓸 수 있었다.

이렇게 기술 수준을 높인 연구진은 STAR를 통해 돼지 4마리에게 문합술을 시행했다. 모두 86회 봉합을 했는데, 이 가운데 인간이 수동으로 조정해야 할 횟수는 29회였다. 수술 뒤 돼지 장에서는 누출과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아직 완벽한 ‘로봇 의사’가 탄생한 것은 아니지만, 의사마다 다른 기량에 좌우되지 않고 예측 가능한 수술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바탕이 형성된 것이다. 연구진에 속한 하메드 세이디 존스홉킨스대 기계공학부 연구원은 “STAR는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수술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최초의 로봇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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