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1 (금)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쿠데타’ 1년… “한국인 여러분, 민주주의를 나눠 주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 본인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 국민 여러분, 자신이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조금만 나눠 주세요.”

다음 달 1일이면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1년이 된다. 강력하던 시민의 반대 시위도 한풀 꺾이고, 외신의 취재도 군부의 제약을 받으면서 조금씩 잊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절박하게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되찾자’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버마족인 조모아(48, 사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도 그런 인물 중 하나다.

조모아 대표는 중학생이던 1988년 8월 8일 미얀마에서 일어났던 민주화 시위인 ‘8888항쟁’에 동참했다 탄압을 피해 1994년 한국으로 입국했다. 이후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민족동맹(NLD) 한국지부 부총무를 역임하는 등 국내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활동해 왔다. 반군부 활동으로 고국에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되자, 2008년에는 난민 인정을 받았다. 군부의 탄압을 피해 미얀마 현지의 어머니도 깊숙한 지방으로 대피시켰다. 그는 “어머니를 만난 지도 20년이 넘었다”며 “고생시켜 드려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쿠데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얀마 곳곳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그는 “미얀마 수도 네피도와 최대 도시인 양곤 등에서는 군부의 압력이 심해 시위가 제대로 일어나지는 못하지만, 곳곳에서 게릴라 시위는 벌이고 있다”며 “소수민족과 반군도 함께 총을 잡고 군부 독재에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2015년 미얀마에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기대됐던 경제 효과는 쿠데타 이후 사라진 상태다. 조모아 대표는 “2015년 정권 교체 이후 ‘미얀마에 봄이 왔다’면서 글로벌 기업의 투자 양해각서(MOU)도 잇따라 체결하며 경제 발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해 이후 정세 불안으로 투자는 멈췄고, 미국의 제재로 미얀마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사정을 전했다. 이어 “미얀마 국민 대부분이 무직 상태”라고 덧붙였다.

미얀마 현지 언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얀마 상황을 알리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물가가 올라 인터넷 데이터 구매도 어려운 데다, 군부도 엄격한 단속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조모아 대표는 “군부는 SNS를 사용하는 미얀마 국민을 조사하고, 월급의 3∼4배에 달하는 벌금을 매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모아 대표는 미얀마에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관심과 미얀마 국민의 화학적 결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평화롭게 의자에 앉아 관심만 가지고 있다”며 “평화적인 해결 방법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고 전쟁도 피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우선 미얀마 국민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얀마인이 한데 모여 일어나길 희망한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정부는 바꿔야만 평화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