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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코앞으로 다가온 美 금리 인상 빅데이터로 본 유망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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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며 전 세계 주식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 1월 18일 뉴욕 증시는 미국의 국채 금리 급등과 일부 금융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발표가 겹치며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사들이 모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1.51% 하락했고 S&P500지수는 1.8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6% 하락했다.

이날 미국 국채 금리는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대를 돌파했고, 10년물 국채 금리도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87%대로 치솟았다.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긴축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식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금리 선물 시장은 이미 올해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 시장을 중심으로 연준이 3월에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선제적으로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연 1.25%로 되돌려놓았다. 코스피 역시 1월 19일 오후 2시 기준 전장대비 0.93% 하락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 금리 인상 사이클이 돌아오며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 금리 인상이 증시에 비우호적인 환경으로 바뀔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시장의 유동성을 회수하고 금리 인상으로 기업의 미래수익이 줄어들 수 있는 환경이 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경고다. AI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 딥서치와 함께 약 20여 년간 데이터를 분석해 미 금리 인상기의 주식 시장 흐름과 섹터별 성과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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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금리 인상에도 주식 시장은 오히려 강세

미국은 1990년대부터 2019년까지 5차례 금리 인상기를 가졌다. 다우존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그 기간은 각각 1994년 2월~1995년 7월, 1997년 3월~1998년 9월, 1999년 6월~2001년 1월, 2004년 6월~2007년 9월, 2008년 12월~2019년 7월이다.

이 기간 동안 나스닥 종합주가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102.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S&P500은 62.9%, 다우존스는 54.9% 상승했다.

이와 반대로 6차례의 연준 금리 인하기(1989년 5월~1994년 2월, 1995년 7월~1997년 3월, 1998년 9월~1999년 6월, 2001년 1월~2004년 6월, 2007년 9월~2008년 12월, 2019년 7월~2022년 1월) 동안에는 다우존스 23%, S&P500 21.2%, 나스닥 32%였다. 전문가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금리 인상기 성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상태가 호전될 때 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가 많고, 보통 인상을 예고한 이후 사전에 시장조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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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지수 속에 빛난 진주를 찾아라’

美 금리 인상기 강세를 보였던 섹터는?


증권가는 미 금리 인상기를 앞두고 유망 섹터 찾기에 분주하다. 관성적으로 나오는 섹터가 바로 금리 인상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은행주다.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에너지, 산업재, 필수소비재 등의 섹터도 유망 섹터로 꼽힌다.

실제 미 금리 인상기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2000년 이후 데이터를 분석해 봤다. 딥서치 분석에 따르면 20여 년간 총 3차례의 금리 인상기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 1999년부터 이어져 2000년 말까지 이어진 닷컴 버블 이후 상황으로 거의 모든 섹터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IT 서비스·소프트웨어 섹터가 평균 –74%를 기록하고 반도체 기업 역시 평균 –61.58%의 주가수익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금융·부동산 및 기타 금융 21.75%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기호성 소비·소비자 서비스 섹터 역시 평균 20.1%의 주가상승률을 보여 경기방어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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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테이퍼링 종료 후 금리 인상 계획을 밝힌 미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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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007 1차 미 금리 인상기

인플레이션 억제 위한 유동성 회수


21세기 이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의미 있는 시기는 크게 두 차례다. 1차 금리 인상기는 2004년 6월부터 2007년 8월까지다. 미 연준은 이 시기에 무려 4.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차 금리 인상기는 2015년 12월부터 2019년 7월까지로 이 시기는 1차 금리 인상기보다 완만한 2.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각 시기별 금리 인상이 이뤄진 이유와 환경은 조금 다르다. 먼저 1차 금리 인상기는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몰려들어 4년간 주택 가격이 44.5% 급등했다. 같은 기간 국제 유가 또한 69.7% 급등해 인플레이션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작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할 환경이었던 것이다.

특히 미 연준은 1970년대 오일 쇼크 당시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을 겪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대처를 선언하며 급격한 금리 인상을 진행했다.

1차 금리 인상기의 글로벌 증시와 신흥국 증시는 각각 28.9%와 7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각각 61.1%, 47.3%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초강세를 보였다.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해도 각각 29.3%와 22.7%의 높은 수익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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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와 원화를 검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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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헬스케어·소비재·금융 섹터 강세

1차 금리 인상기의 경우 배경이 경기 호전에 따른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상황과 유사하다. 금리 상승 이후에도 상승장을 이어나갔지만 조정도 거쳤다.

먼저 2004년에는 ‘차이나 쇼크’가 발생했다. 당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긴축정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며 4월 29일 한국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하루 만에 7733억원을 매도했고, 코스피지수는 급락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위축 우려로 정보기술(IT), 금융 등 연초에 상승했던 종목들부터 빠지기 시작했다. 다만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금리 인상의 원인이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며 코스피는 8월 2일을 저점으로 반등했다. 1차 금리 인상기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섹터는 IT·미디어(1125.53%), 헬스케어·의료장비(864.98%), 필수소비·음식료(757.27%) 등이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기업으로는 소리바다, 키이스트, 현진소재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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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9 2차 미 금리 인상기

‘테이퍼링 탠트럼’ 이후 주가는 강세


2차 금리 인상기는 1차 인상기에 비해 기간이 길고 금리 인상폭 또한 1차 인상기에 비해 좁은 것을 알 수 있다. 다소간 완만한 연착륙이 이뤄졌다.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친 이후 오랜 기간 미국 경기가 점진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장기간 지속된 제로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었다.

향후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위기가 발생할 경우 금리 인하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이 강했다. 1차 금리 인상기에 비해 장기간에 걸쳐 시장의 변화를 살피며 행한 인위적인 금리 인상이라 할 수 있다.

2차 금리 인상기 또한 동 기간 글로벌 증시는 11.9% 상승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신흥국 증시는 각각 20.5%와 18.6%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5% 상승, 2.4% 하락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에 비해 부진했던 이유는 2018년 반도체 업황 부진과 미국·중국의 무역 분쟁에 따라 수출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들은 이 시기에 테이퍼링 탠트럼(긴축발작)의 트라우마를 경험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돈을 풀었던 미 연준은 2013년 5월 테이퍼링을 선언했다. 이후 1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6월에 바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출구전략을 공표했다.

예고 없이 들어온 일방적인 정책에 금리는 급등하고 주식 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발표 당일 S&P500지수와 코스피지수는 각각 고점 대비 5%, 10% 하락했다. 6개월이 지나서야 증시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가 희석됐다. 미국의 고용 회복을 근거로 실제 12월 테이퍼링 개시가 결정됐을 때는 미국과 국내 증시가 모두 상승세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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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IT·필수소비재·금융 강세

2차 금리 인상기는 예고 없는 테이퍼링으로 후유증이 깊었다. 실제 금리 인상 개시 4개월 전부터 다우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주가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뒤 1년가량 지나서야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매끄러운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초기 단계에서 금리 인상의 부정적 충격이 1차 인상기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조정 과정을 거친 만큼 1차 인상기에 비해 상승폭은 적었다.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한 섹터는 헬스케어·의료장비(294.63%)였으며, 다음으로 IT·통신서비스(180.92%), 정부기관 및 연구센터(158.16%)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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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연준 의장으로 재지명한 후 파월 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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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환율·실적 3가지 살펴야

1·2차 미 금리 인상기에는 공통적으로 유동성을 회수하는 테이퍼링 기간 동안 조정장을 거치긴 했지만, 실제 금리 인상기에 들어선 이후에는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테이퍼링 탠트럼을 겪었던 경험을 살려 미 연준은 시장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미 연준은 11월에 시작한 테이퍼링의 종료 시점을 내년 6월에서 3월로 앞당기고 내년에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2015년에 비해 비교적 시장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덕분에 주식 시장은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 안도하는 모양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CNBC 인터뷰를 통해 “연준이 내년에 예상대로 금리를 올린다면, 이는 미국의 경기 사이클이 긍정적 발전 단계에 있다는 확실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 연준은 이러한 시장 ‘길들이기’를 통해 금리 인상기 시장에 충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경기 회복이다. 앞선 두 시기의 공통점은 모두 글로벌 호경기를 보냈다. 1차 금리 인상기는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의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는 8%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차 금리 인상기도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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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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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 미국은 오미크론발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경우 기업 실적이 자연스럽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오미크론 우려로 올해 4분기(10~12월) 성장률과 내년 성장률이 기존의 전망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리스크와 불확실성을 이유로 내년 미국 성장률 전망을 기존 4.2%에서 3.8%로 낮춘 것이다. 4분기 성장률 전망도 3.3%에서 2.9%로 내렸다.

수출경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달러화의 흐름도 살펴야 한다. 달러화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면 강세를 보이고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 약세에 접어든다. 1차 금리 인상기 달러화 지수는 6.2%, 2차에서는 4.1% 하락한 바 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상기에도 위험 자산인 주식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두 시기 모두 달러화 지수의 약세로 달러화의 대체재인 귀금속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경기 개선으로 상품 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대미 수출에 있어서는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환율 측면에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가치 상승은 곧 원화 가치 절하를 의미하기 때문에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올라간다. 이럴 경우 우리 수출의 효자 품목인 자동차부품이나 가전제품 등이 증가세를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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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에 미칠 영향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한 신흥국이라면 미 금리 인상으로 실물경제가 흔들리고, 환율이 급등(해당국 통화가치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해당 지역에 대한 한국의 수출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금리 인상기에 상승장이 찾아오더라도 과거 강세를 보인 섹터가 다시 상승 흐름을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국내 대표 성장 섹터로 꼽히는 2차전지, 인터넷 등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두 금리 인상기에 IT 섹터가 강세를 보인 것과 다른 모양새다. 현금 흐름이 상대적으로 멀리 있는 성장주는 금리 인상에 따라 할인율이 커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강세를 보이던 은행업의 경우 이미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아직도 실적 개선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고 헬스케어 섹터는 현재 신라젠 상폐심사와 셀트리온헬스케어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달러화와 수출 회복, 실적 개선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하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7호 (2022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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