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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힘으로···'정치 불신' 이젠 바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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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시민정치의 시대

송호근 외 8인 지음, 나남출판 펴냄

서울경제


우리나라가 민주화를 이룬 지 35년이 흘렀지만, 한국 정치는 여전히 후진적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 현실은 오는 3월 대선을 앞둔 정치 풍경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득표 활동이 한창인 대선 후보들에게는 지지도 못지않게 견고한 ‘비호감’ 딱지가 붙어 있다. 후보들이 떠안은 문제점이 적지 않다 보니 선거운동에서도 상대를 향한 네거티브 캠페인이 주축이 되어 버렸다.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 등 지식인 9명은 신간 ‘시민정치의 시대’에서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의 여정을 돌아보며 문제점을 짚어내고 개선을 위한 제언을 시도한다. 총론을 맡은 송 석좌교수는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들이 시민에게서 위임받은 권력을 독점하면서 사회적 견제에서 벗어난 괴물 ‘리바이어던’(Leviathan)이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대한 시대적 과제는 ‘리바이어던에 족쇄 채우기’라고 그는 강조한다.

그가 꼽는 우리나라 역대 정권의 특징은 기존 정권의 노선과 정책을 모두 폐기하고 질적으로 전혀 다른 정책을 새롭게 구사하는 ‘단절적 개혁’이다. 물론 그 기조 역시 5년 후 다음 정권에서 다시 폐기될 뿐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는 문재인 정권도, 이전의 이명박·박근혜 등 보수 정권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점하는 정치 풍토 탓이라고 책은 지적한다.

진보·보수를 망라한 9명의 저자들은 책에서 ‘제도정치’와 ‘시민정치’의 개혁 과제라는 두 가지 주제 아래 각자의 영역 별로 민주적 발전 지표를 제시하고, 취약점을 점검하며,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이들은 ‘대권’의 개념을 폐기하고 시민권·시민참여·시민책무 세 가지를 축으로 하는 ‘시민정치’를 새로운 경로로 설정하자고 제안한다. 필진들이 대부분 정치학자들이다 보니 책의 대부분은 정치 제도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이 나오는 현 대통령제의 근본적 해체를, 손병권 중앙대 교수는 의회정치의 정상화를 위해 상향식 공천이나 여당 지도부에 대한 재량 부여 등을 제안한다. 김선혁 고려대 교수는 시민사회 단체와 정치권의 건강한 긴장관계 수립 방법을 모색한다.

그 외 법조·언론·경제 분야의 개혁 과제도 제시한다. 각 장의 마지막엔 차기 정권이 추진해야 할 숙제를 추려 제시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주병기 서울대 교수가 소득재분배 강화, 하도급 질서 회복 등 강력한 경제 민주화를 주문했다. 2만8000원.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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