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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기자수첩] 오미크론 대유행에 살아남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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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결국 1만 명을 넘어섰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지역사회에 속속들이 퍼지면서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탓이다.

문제는 지금이 확진자 급증의 시작점이란 것이다. 정부는 하루 확진자가 1만 명 단위에 접어드는 시기를 다음 달로 예측했지만, 실제 전파 속도는 이보다 빨랐다. 2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만3012명을 기록하면서 확진자가 2배 이상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엿새 만에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규모가 최대 20만 명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3만 명을 정점으로 보는 정부 예상과는 엄청나게 큰 차이다. 대규모 이동이 예상되는 설 명절 연휴가 코앞이란 점을 고려하면 확진자가 2만~3만 명에 이르는 시점은 당장 다음 주일 수도 있다. 더블링 현상이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정부가 확산세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이 강해도 중증화율은 델타 변이보다 낮다. 하지만 확진자가 속수무책으로 늘어난다면 위중증 환자 발생 규모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해외 사례만 보더라도 확진자가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기에 그만큼 빠르게 대규모 위중증 확진자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정부는 26일 기준 국내 중증 환자용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이 36.2%의 가동률을 보이고, 1만1000여 개의 여유가 있어 일단 중환자 대응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부족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역량은 고위험군 위주의 선별 검사로 돌려 메꿀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처 발견되지 못한 확진자들이 지역사회에 오미크론 변이를 계속 전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중증환자 수 관리와 의료체계 여력 중심의 방역대책 전환은 유례없는 확진자 증가세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전환을 시도하다 다시 거리두기 강화로 돌아섰던 경험이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방역 고삐를 조여야할 시점이다.

[이투데이/유혜은 기자 (eun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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