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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앞에서 일본도로 아내 살해한 50대, 무기징역 구형 후 울먹이며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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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평소의 폭력적인 성향 탓에 범행” VS 변호인 “순간적으로 흥분해 우발적으로”

2월16일 1심 선고

세계일보

장인 앞에서 아내를 일본도(장검)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모(가운데)씨가 지난해 9월10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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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중이던 아내를 장인어른이 보는 앞에서 장검으로 찔러 숨지게 한 남편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 14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26일 열린 결심공판(5차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장모(50)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측은 “피고는 2016년부터 피해자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주거지 등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하기도 했으며 피해자가 가족, 지인과 일체 연락을 못 하게 하는 등 강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이는 유가족 진술에 의해 입증되며, 피고의 피해자에 대한 폭력적 성향이 충분히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피해자가 집을 나오고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피고는 이 사건 당일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녹음기를 켜고 피해자와 대화하던 중 계획대로 되지 않자 살해했다”며 “이전부터 존재했던 피해자에 대한 집착과 공격적 성향이 계속되다가 살인이라는 최후의 폭력적 형태로 발현된 것으로 오로지 순간적 격분이 사건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고는 흉기로 피해자를 수십차례 찔렀고, 범행을 직접 목격한 피해자 아버지는 슬픔을 안고 평생 살아야 한다”며 “평소의 폭력적인 성향 탓에 범행을 저질렀고, 극악한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도 했다.

장씨는 최후 변론에서 울먹이며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평생을 속죄하며 살아가겠다”며 “유가족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반면 피고인 변호인도 “범행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평소 피고인이 폭력적 성향을 보이고 피해자에게 집착했다는 등의 이야기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피고는) 범행을 인정하고 크게 후회하고 있다”며 “다만 불우한 성장과정 탓에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이 컸던 점, 순간적으로 흥분해 범행이 우발적으로 이뤄졌던 점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계속해서 “피고인의 주변인은 이러한 끔찍한 범행이 벌어졌음에도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많이 보내왔다”며 “피고인도 유가족만큼이나 트라우마와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도 했다.

선고 공판은 내달 16일 오후 2시30분 열린다.

앞서 장씨는 지난해 9월3일 오후 2시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아내를 장검으로 10회 이상 찌르고 베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두사람은 심한 불화 탓에 작년 5월부터 별거 중이었다.

사건 당시 장씨는 옷가지 등 소지품을 챙기러 집에 들른 아내에게 소송 취하를 요구했다 거부되자 말다툼을 벌였고, 보관하고 있던 장검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아버지와 함께 집을 찾은 피해자가 집에 보관된 일본도를 보고 “저기 칼 있다”고 하자 살해를 마음먹었다고 장씨는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다친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후 장씨는 경찰에 자수했다.

구형에 앞서 재판부는 전문 심리위원과 A씨가 장씨와 면담한 결과를 담은 감정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재판부는 “전문 심리위원은 피고가 어려운 성장 환경을 거치며 낮은 감정조절 능력 등 여러 정서적 문제가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자존감이 떨어지고 피해의식이 있어서 비아냥이나 조롱에 순간적으로 격분하는, 평균적인 이들과 다르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한편 피해자는 지난해 5월 이혼을 결심하고 집을 나와 이혼 및 위자료 소송과 더불어 접근금지 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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