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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5% 이상 지분 가진 '슈퍼개미' 63명…1천억 넘는 20대 '큰 손' 첫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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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가 보유한 주식평가액 1조7천억 넘어…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최고'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상장사에 단순투자 목적으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개인주주인 이른바 '슈퍼개미'가 6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평가액은 1조7천억원 이상으로, 이 중 20대 '젊은 큰 손'을 포함해 3명은 1천억원이 넘는 주식평가액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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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에 단순투자 목적으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개인주주인 이른바 '슈퍼개미'가 6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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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상장사에 단순투자 목적으로 5% 이상 지분 보유한 개인투자자 및 주식평가액 현황'을 조사한 결과, 슈퍼개미는 6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10월 조사 때 파악된 72명 보다 9명 줄어든 수치다.

국내 상장사에 법인 및 개인이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주요 주주는 5천600곳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파악된 63명의 큰손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상장사 주식종목은 69곳이었다. 69곳 중 57곳(90.5%)은 코스닥 주식종목이었고, 나머지는 코스피 종목에서 5% 이상 지분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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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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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사된 슈퍼개미 숫자는 3년 전보다 줄었지만 주식재산 가치는 되레 더 증가했다. 2019년 당시 72명의 큰손들의 주식평가액은 1조2천400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파악된 63명의 주식재산 규모는 1조7천200억원을 훌쩍 넘겼다. 5% 넘는 지분을 보유한 큰 손 주주들이 감소했는데도 주식가치는 5천억원 가까이 높아졌다.

이번에 파악된 슈퍼개미 중 주식가치가 100억원 넘는 인원은 23명이었다. 지난 2019년(22명) 보다 1명 더 많아진 숫자다.

올해 조사된 슈퍼개미 중 최고 주식갑부는 2019년 때와 동일하게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신동국(1950년생) 한양정밀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산해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12.14%(816만8천257주), 한미약품 주식 7.71%(93만1천578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보유 주식 수에 이달 21일 종가로 각각 계산한 주식평가액은 한미사이언스 3천920억원, 한미약품 2천417억원으로 계산됐다. 두 종목에서 보유한 합산 주식가치는 6천300억원 이상이었다. 지난 2019년 10월 조사 때 파악된 5천787억원보다 주식재산이 500억원 이상 불었다. 신동국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자인 고(故) 임성기 회장과 고교 동문 후배로 알려진 경영자다.

이번 조사에서 1990년대생 슈퍼개미도 주식재산 1천억원을 넘겨 눈길을 끌었다. 해당 주인공은 코스닥 업체 엔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이현지 주주다. 금감원 보고 자료에 의하면 이 주주는 1995년생으로 올해 우리나라 나이로 28세로, 이번 조사 대상 슈퍼개미 중 최연소에 속했다. 이 주주는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고 금감원 자료에 명시돼 있다.

이 주주가 보유한 코스닥 업체 엔켐 지분은 작년 11월 4일 기준으로 9.73%(1천470만630주) 정도다. 이달 21일 엔켐 주식종목 종가 11만700원으로 곱한 주식평가액만 해도 1천628억원 상당으로 계산됐다. 같은 날 엔켐의 시가총액 규모는 1조6천821억 원 상당이었다. 엔켐 시총의 10% 정도를 20대 슈퍼개미가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 주주의 실제 지분은 3.44%(52만50주) 정도다. 특별관계자인 이상율(1961년생) 주주는 3.31%(50만 주), 이슬지(1994년생) 주주는 2.98%(45만580주) 정도로 각각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1일 기준으로 이현지(575억원), 이상율(553억원), 이현지(498억원) 주주 순으로 주식가치가 컸다. 세 명이 합산한 엔켐 지분에 대한 대표 보고자가 이현지 주주이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는 1천억원대 주식평가액 그룹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각종 자료 등을 종합해보면 이상율 주주는 충북 충주시에 소재한 코스닥 업체 (주)천보의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다. 이현지·이슬지 주주는 이 대표이사의 자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파악된 단순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엔켐 지분과는 별도로 천보에서 보유한 최대주주 관계 지분까지 합칠 경우 이현지(2천126억원)·이슬지(2천109억 원) 주주의 주식재산 가치만 해도 각각 2천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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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CXO연구소]



대전에 소재한 제약업체 알테오젠의 지분을 5% 넘게 보유한 형인우(1972년생) 주주의 이달 21일 기준 주식재산 규모도 1천412억원으로 '주식부자 1천억 클럽'에 가입한 세 명 중 한 명에 속했다.

주식농부로 잘 알려진 박영옥(1961년생) 스마트인컴 대표이사는 995억원으로 1천억원에 가까운 주식재산을 유지했다. 지난 2019년 당시 파악된 894억원보다 100억원 넘게 주식평가액이 높아진 것이다. 박 대표는 조광피혁, 한국경제TV, 국보디자인, 아이디스홀딩스 주식종목 등에서 각각 1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권정혁(1973년생) 주주가 714억원, 한희성(1982년생) 주주가 596억원 순으로 이번 조사에서 주식가치가 500억원을 넘어섰다. 비교적 젊은 슈퍼개미에 속하는 권정혁·한희성 주주는 작년 2월에 키다리스튜디오 지분을 단순 투자목적으로 5% 이상 지분을 확보하며 슈퍼개미 대열에 합류했다.

7~10위권에는 1952년생인 엄봉성 주주(412억원, 쿠콘 지분 보유), 1965년생인 김진욱 주주(355억원, 싸이토젠), 1966년생인 박해선 주주(329억원, 알서포트), 1957년생인 조문원 주주(243억원, BYC·방림)가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코스닥 업체 이랜텍 지분을 갖고 있는 정호원(1968년생) 주주도 이달 21일 기준 주식가치가 242억원을 넘겼다. 또 1971년생인 최해선 주주(211억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1960년생인 최규옥 주주(204억원, APS홀딩스) 등도 단순투자목적으로 보유한 지분가치만 200억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억원대도 주식가치를 보인 큰손들도 10명이나 됐다.

이번 조사 대상자 63명 중 90억원대 부자는 3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80억원대 3명, 70억원대 2명, 60억원대 6명, 50억원대 7명이었고 50억원 미만은 19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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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CXO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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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1970~1974년 사이에 태어난 'X세대'가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55~1959년생과 1960~1964년생이 각 11명씩 활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80년 이후에 출생한 큰 손도 6명이나 됐다. 이들 6명 중 2명의 이달 21일 기준 주식재산은 100억원 이상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작년 10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이 단순투자 목적으로 다른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며 1천억원대 주식평가액을 보유한 슈퍼개미로 활동했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최근 횡령 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됐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 중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등을 통해 지분 변동 현황 등을 공시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5% 미만으로 지분을 낮추는 사례가 다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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