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기술동맹으로 경제안보 대처…中 경제의존 줄이며 인권 목소리
대북 선제타격능력·미 핵우산 강화…전투요원 50% AI·로봇 대체
외교안보 글로벌비전 발표하는 윤석열 |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문다영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해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북핵 위협과 미중 패권 경쟁 속 한국이 나아가야할 청사진을 내놓았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비전하에 대북(4개), 외교(11개), 국방(5개) 등 총 20개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고, 원칙 있는 대화와 튼튼한 안보로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내며, '경제안보' 시대를 맞아 첨단기술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3사단 전방관측소 찾은 윤석열 |
◇ 北과 대화 열어놓으면서도 불법행동엔 단호…비핵화까지 제재유지
윤 후보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상화주의와 실사구시' 원칙을 강조했다.
국방백서에 북한군을 '주적'으로 명시하겠다고도 했다.
또 국군포로와 납북자,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인권재단 설립(출범)과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를 통해 북한인권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인도적 지원은 정치 상황과 별개로 한다는 현 정부 기조는 유지했다.
미 동아태 차관보와 악수하는 윤석열 후보 |
◇ 한미동맹 강화, 글로벌 공급망 등 뉴프런티어로
윤 후보는 북핵 문제와 미중 경쟁 속 한국의 살길이 한미동맹 강화에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5년간 무너진 한미동맹을 재건해 '포괄적 전략동맹'을 신기술, 글로벌 공급망, 우주, 사이버, 원자로 등 '뉴 프런티어'(신 개척지)로 확대·심화하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가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산하 백신·기후변화·신기술 워킹그룹에 참여하고 추후 정식 가입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것도 동맹 재건과 같은 맥락이다.
윤석열, 현대로보틱스 방문 |
◇ 경제안보도 강화
윤 후보는 주요국이 핵심 전략물자와 첨단기술 확보를 위해 기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나서는 상황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한국의 핵심 제조기술을 지렛대로 활용해 국제 공조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미국과 경제·안보 2+2 장관회의, 한미일 경제·안보 2+2+2 장관회의를 추진하는 등 원천기술을 많이 보유한 미국, 일본, 유럽국가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미국과는 첨단기술동맹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중국과는 전략물자 수급 협의를 활성화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주요 무역협정에도 참여한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기념촬영하는 윤석열 후보 |
◇ 한중관계
윤 후보는 미중 대립 심화로 현 정부의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나 '전략적 모호성' 기조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진단하면서 중국과는 상호존중에 기반한 관계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한중 정상 간 교환 방문을 비롯해 기존 고위급 채널을 재실화하고, 경제·공중보건·기후변화·미세먼지·문화교류 등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반인권적인 탄압에 대해서는 그곳이 지구촌 어디든 외면하지 않겠다"고 밝혀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중국과 일정 수준의 협력이 불가피하지만 경제 의존도는 줄여나가야 한다는 입장으로 캠프에서는 이런 기조를 '안미경세'(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로 설명했다.
주한 일본대사 접견하는 윤석열 |
◇ 한일관계
윤 후보는 한일관계가 과거사에 매몰된 상황에서 정부가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적 노력 없이 무책임하게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관계 미래상을 포괄적으로 제시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기본 정신과 취지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한일 정상 셔틀외교 복원과 고위급 협의 채널 가동으로 제반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촉구하겠다고 했다.
강제징용 및 위안부 배상 판결, 일본의 수출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 등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자는 것이다.
강원도 철원 최전방 부대 찾은 윤석열 |
◇ 국방
국방 공약은 한미연합훈련과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운영 정상화를 내세우는 등 북한 핵·미사일 대응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선제타격 능력인 킬체인(Kill-chain) 등으로 구성된 한국형 3축 체계를 강화하고 장사정포 요격체계인 '한국형 아이언돔' 전력화를 2026년으로 4년 앞당기기로 했다.
미국 전략자산 전개와 정례적 연습 강화, 한미 외교·국방(2+2)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실질적 가동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를 담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징병·모병제 혼합으로 현역병 소요를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AI 기반 무인·로봇 개발로 현장 전투요원을 50% 이상 단계적으로 절감하고, 비전투분야는 민간군사지원기업 등 민간인력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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