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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보수 인하' 경쟁 불붙은 운용업계…70兆 시장 잡을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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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삼성·KB자산운용, 올 초 보수 인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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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가장 먼저 ETF 운용 보수 인하를 선언했다. 지난 5일 미래에셋운용은 미국S&P500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총보수를 연 0.58%에서 연 0.25%로 0.33%포인트 내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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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시장 내 점유율을 키우기 위한 자산운용사들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연초부터 국내 상위사들의 보수 인하 경쟁이 격화 중인 가운데 승기를 잡을 운용사가 어디일지 시선이 쏠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운용보수를 낮춘 자산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다.

잇따른 보수 인하 선언은 급격하게 규모가 커지는 ETF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10일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70조5590억 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시장 규모는 2015년 대비 3배 이상 불어났고 1년 전에 비해서는 35% 급성장했다. 시장 확대 속도에 따라 올해 ETF 시장은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가장 먼저 ETF 운용 보수 인하를 선언했다. 지난 5일 미래에셋운용은 미국S&P500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총보수를 연 0.58%에서 연 0.25%로 0.33%포인트 내렸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해외지수 레버리지 ETF 중 최저수준(0.25%) 보수율로 인하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해 7월 지난 1년 동안 총 거래대금 1~2위에 오른 KODEX레버리지(거래대금 146조 원)·인버스(120조 원)를 잡기 위해 TIGER 레버리지(7210억 원)·인버스(4280억 원) ETF 4종의 총보수도 국내 최저 수준(연 0.09%에서 0.022%)으로 낮춘 바 있다. KODEX는 삼성자산운용이 ETF 상품에 활용하는 이름이다.

미래에셋운용의 보수 인하 이후 지난 11일 삼성자산운용은 KODEX ETF 7개 상품의 운용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보수 인하 대상은 △국내 주식형 2종(KODEX 헬스케어, KODEX 200ESG) △미국 주식형 2종(KODEX 미국반도체MV, KODEX 미국스마트모빌리티) △미국 리츠 1종(KODEX 다우존스미국리츠(H)) △국내외 채권형 2종(KODEX 10년국채선물, KODEX 미국채10년선물) 등 총 7종이다.

KODEX 10년국채선물은 0.07%로, 이외 상품과 KODEX미국 반도체MV·스마트모빌리티 등 미국 주식형 ETF는 업계 최저 수준인 0.09%로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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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최근 치열해지는 보수 인하 경쟁이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이득을 주기 보다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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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업계 점유율 1, 2위인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경쟁사가 우위를 보이는 종목에서 자사 수수료를 낮추고 있다. 상대 회사가 우세한 종목에서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은 삼성의 점유율이 높은 레버리지 ETF보수를, 삼성은 미래에셋 상품 대비 부진한 상품인 KODEX미국 반도체MV의 보수를 낮췄다. KODEX미국 반도체MV(순자산 550억 원)와 비슷한 상품인 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의 순자산은 현재 1조890억 원가량이다.

이는 현재 ETF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운용과, 1위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가는 미래에셋운용 간 긴장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주(17일) 기준 삼성운용의 ETF 순자산은 31조1859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42.4%를, 미래에셋운용은 26조3403억 원으로 35.8%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점유율을 확대하며 시장 내 존재감을 부각한 KB자산운용도 보수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17일 KB운용은 'KBSTAR 헬스케어', 'KBSTAR 200건설', 'KBSTAR200IT' ETF 3종의 보수를 업계 최저인 0.05%로 인하했다. 점유율 1·2위 뒤를 바짝 쫓고 있는 KB자산운용은 순자산 5조8051억 원(7.9%)으로 업계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경쟁이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이득을 주기보다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따라서 상품을 살펴볼 때도 보수율 등 직관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ETF에 담긴 상품별 경쟁력과 장기적인 수익률 등을 두루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보수 인하가 실제로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이익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며 "실제 보수가 총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에 억 원 단위로 투자하지 않는 이상 보수 인하의 효과는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고객 선점을 위한 상품 다양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수 외에도 경쟁력 있는 상품 등 특색 있는 ETF나 회사별로 강점인 투자 부분, 꾸준한 수익률 등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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