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동물권단체, 동물학대 논란 <태종 이방원> 폐지 촉구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KBS 대하사극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말 사망사고로 인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동물권단체 등은 KBS를 상대로 사과 및 드라마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26일 진행하는 KBS와의 면담에서 9가지 요구사항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동물보호단체연합 등 100여 개 동물권단체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말 사망사고를 두고 "현행 동물보호법이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있는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해당된다"며 공개 사과와 드라마 폐지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26일에 진행되는 KBS <태종 이방원> 제작진과의 면담에서 제출할 근본대책 9가지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이들은 "KBS는 <태종 이방원> 뿐 아니라 <정도전>, <연모>, <용의 눈물> 등에서도 말을 고꾸라뜨리는 ‘낙마’와 살아있는 동물들을 내동댕이치며 상해를 입히거나 죽이는 행위들이 '촬영'이라는 이름으로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을 확인했다"며 "촬영 현장에서 이용되었던 동물들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KBS는 촬영현장에서 동물안전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었는 지, 그리고 이를 제대로 숙지하고 있었는 지,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를 밝혀달라"면서 "현장에서 혹시 발생할 지 모를 사고를 대비해서 수의사가 배치되었는지도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외에도 이들은 △ 드라마, 영화 등에서 동물이 다치거나 죽는 일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국내 제작진협회, 드라마협회, 영화협회, 배우협회 등이 협약문을 공포하고, ‘동물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작성하여 이행할 수 있도록 나서줄 것. △ '미국인도주의협회'의 'No Animals Were Harmed' 등과 같은 인증제도의 국내 도입 검토, △ '낙마' 사건을 기획하고 연출한 책임자들 문책 및 공개 사과, △'낙마'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 △해당 드라마 폐지 등을 요구했다. 

프레시안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태종 이방원'은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와이어로 말을 강제로 쓰러트렸다. 해당 말은 촬영 일주일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1일 방영된 <태종 이방원> 7회 중 이성계의 낙마 장면이다. 동물권단체들은 해당 장면에 우려를 전하며 KBS 측에 촬영장면과 함께 말의 현재 상태를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가 공개한 영상에는 말의 발목에 와이어를 달고 말을 달리게 한 후, 강하게 잡아당겨 앞으로 넘어지게 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은퇴한 경주마로 알려진 '까미'는 촬영 일주일 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KBS는 지난 20일 공식 입장을 통해 유감을 표했으나 비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동물권단체들은 일제히 "이 참혹한 상황은 단순 사고나 실수가 아닌 매우 세밀하게 계획된 동물학대"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드라마 제작진이 낙마 장면을 촬영하며 말을 일부러 넘어뜨려 죽음에 이르게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말은 매우 예민한 동물로서 신체적 특성 상 다리 골절은 그야말로 치명적인 사고"라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기관에 문제가 발생하여 말의 생명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는 만큼 스트레스 유발을 최소화하면서 격한 움직임 또는 충돌 연출에 모형 내지 CG(컴퓨터그래픽)를 이용하도록 권장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물보호단체연합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카라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태종 이방원> 제작진을 동물학대 혐의로 각각 고발한 상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드라마를 중단하고 제작진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와 22일 오후 2시까지 13만 678명이 동의했다.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