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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이젠 정교한 장타자 세상… 한국도 대비 없으면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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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기의 한국여자골프 릴레이 인터뷰/ 박 폴 하나금융그룹 스포츠마케팅팀 팀장 … “고진영은 만능 플레이어” “한국 유망주 조기 발굴 및 지원 시스템 필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교류 활성화해야”

조선일보

지난해 하나금융과 계약을 맺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패티 타와타나낏(오른쪽) 선수와 박 폴 하나금융 스포츠 마케팅팀장. /하나금융 제공


하나금융그룹 스포츠마케팅팀 박 폴 팀장은 몇 년 전부터 동남아의 골프 유망주를 찾아보았다.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킷(22)과 아타야 티티쿨(19)이 주목받기 전 하나금융그룹과 계약을 맺도록 주선했다.

타와타나킷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티티쿨은 지난해 레이디스 유러피언 투어(LAT) 신인왕과 대상을 석권하고 올해 미 LPGA투어에 진출했다. 이들에 앞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와 호주 교포 이민지도 어린 시절 인연을 맺었다. 아시아 태평양지역과 미국 주니어 대회를 열심히 현장에서 모니터링하고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어온 덕분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들을 통해 브랜드의 해외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팀장은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보스턴 칼리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스포츠마케팅 전문가. 지난 2004년 코오롱에서 골프 마케팅 담당자로 일을 시작해 2007년 하나은행으로 옮겨 근무하고 있다. 하나금융 골프단 1호 선수로 김인경, 박희영 등을 발굴했다.



한국의 독주체제가 흔들리는 시점에서 세계 여자골프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최근 미국 넬리 코르다,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킷, 필리핀의 유카 사소 등 20대 초반 외국 선수들이 장타 능력과 탄탄한 기본기를 앞세워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올림픽 노메달과 메이저대회 무관 등 20여년에 걸친 한국 여자골프의 지배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렇지 않다면 한국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은 이 현상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

“만약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계보를 따져보면, [1세대] 강춘자, 구옥희, 한명현 등, [2세대] 서아람 등, [3세대]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한희원 등 [4세대] 최나연, 신지애, 박인비, [5세대] 박성현, 고진영, 유소연, 김효주, 장하나 등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그럼 6번째 세대의 리더는 안나린, 박현경, 임희정 등인데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Q. 미국의 넬리 코르다, 유럽 선수들은 엄청난 장타 능력을 갖추고 있다. LPGA투어는 메이저를 비롯해 최근 장타 능력에 유리한 코스 세팅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장타 요소가 LPGA투어의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가.

“선수들의 실력, 장비의 발달 등으로 골프 경기의 변별력을 높이는 방법은 전장거리를 늘리는 방법 외에 많지 않을 것 같다. 이젠 여자골프에서도 평균 300야드의 선수들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Q. 고진영 프로는 장타자가 아니지만 탁월한 샷 능력으로 3년 연속 LPGA투어 상금왕, 2년 연속 올해의 선수가 됐다. 그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인가? LPGA투어 데뷔 이후 현장에서 느끼는 LPGA투어의 변화를 설명한다면. 그리고 한국식 골프 스타일, 장타보다는 정교하고 집중력 있는 경기 스타일이 앞으로도 세계 여자골프 무대를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고진영 프로가 장타자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거리가 짧은 편도 아니다. 모든 골프경기를 갖춘 현재 최고의 올어라운드 여자골퍼라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LPGA투어의 변화를 감안한다면, 정교한 장타자가 다승의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Q. KLPGA투어가 상금 규모와 대회 수가 늘어나면서 힘든 미국 무대 도전보다는 국내에서 뛰는 걸 선호하는 선수가 늘었다. 이는 박세리의 맨발 투혼과 박인비의 올림픽 우승 등 미국과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한국 여자골프 인기의 원동력이 약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해외 대회 성적과 관계없이 국내 여자골프 인기가 유지될 수 있을까?

“국내 여자골프의 인기는 당분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회수의 증가 및 상금 증가추세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세계 2대 투어로의 발돔움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질적인 향상 및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통하여 MZ세대들의 유망주 조기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정책 수립이 시급한 시점이다.”

Q. KLPGA투어도 장타 능력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코스 세팅 등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동기부여를 통해 선수들의 도전 의식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국내에는 토너먼트 골프코스로 개발된 곳이 많지 않다. 앞으로 많은 토너먼트 골프코스가 개발되고 진정한 의미의 퍼블릭 골프장이 늘어서, 선수들이 해외무대 진출 전 충분한 기량을 쌓도록 제도화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Q 2016년 골프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 복귀한 뒤 미국과 유럽의 주니어 선수들이 직업으로서의 골프를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유명한 스포츠 가문인 코르다 자매가 뛰어드는 등 점점 더 여자골프에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들이 들어온다는 평가가 있다. 앞으로 US여자오픈이 상금 1000만달러시대를 열게 되면서 더욱더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자골프의 경쟁구도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PGA투어 같은 전세계 재능있는 선수들이 죽기 살기로 대결하는 정글이 될 것으로 보는지?

“결국 상금규모가 가장 큰 LPGA가 세계여자프로골프의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대부분의 세계 톱 클래스 선수들은 LPGA 투어로 모이겠지만, 현재 톱 클래스의 대부분은 아시아 태평양권 출신이다. 따라서, LPGA는 계속 총 상금을 앞세워 리딩 투어의 위치를 유지하겠지만,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자국 투어가 활성화 되어있는 아시아 태평양권의 연합된 시리즈도 LPGA로 진출하는 하나의 경로가 더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은 여자골프의 상금 규모 및 그에 따르는 명예 등을 감안할 때, LPGA투어가 가장 치열한 정글을 유지할 것 같고, 한국과 일본이 세계 2대투어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Q. 패티 타와타나킷, 아타야 티티쿨, 이민지, 리디아 고를 하나은행이 후원하는 이유는?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5년간 골프라는 스포츠 종목을 꾸준히 후원해왔으며, 그 기간 중 외환은행 등 인수 및 합병을 통해서 국내에서 리딩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했으며, 특히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골프마케팅 플랫폼을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김인경, 박희영, 박성현 등 세리키즈를 집중 후원한 시절도 있는데 공통점은 국적과 관계없이 세계 여자골프의 최고의 기량을 갖췄다는 것이며, 차이점은 선수 개인별 국적이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최근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와 일본의 약진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한국과 이들 국가들과의 경쟁구도는 어떻게 예상하는지?

“아시아, 태평양권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시아 태평양권 선수들이 참가하고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겸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이 이끄는 AGLF(아시아골프리더스포럼)는 아시아-태평양 여자골프 활성화를 위해 LAT(Ladies Asian Tour Series·레이디스 아시안 투어, LAT시리즈)시리즈를 만들었다.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내셔널 타이틀 대회를 비롯해 굵직굵직한 대들이 LAT시리즈에 합류하고 있다. 아시아 국적 선수들의 세계랭킹과 LAT시리즈 대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해 매주 LAT시리즈 랭킹도 발표 한다. 지난해 LAT시리즈 랭킹 초대 챔피언은 미 LPGA투어에서 5승을 올리며 상금왕 3연패와 올해의 선수 2연패를 달성한 고진영이었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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