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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급락하는 미국 주식 2조원 순매수한 서학개미…손실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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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긴축 우려에 급락하는 미국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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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매수 결제액에서 매도 결제액을 뺀 값)은 17억1767만달러(2조509억원)다.

종목별로 보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상장지수펀드(ETF)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PROSHARES ULTRAPRO QQQ)로 3억2379만달러(386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ETF는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3배로 따라가는 상품이다.

이어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2억2323만달러), 애플(1억6655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억6124만달러) 등 대형 기술주에 대한 순매수액이 많았다.

국내 투자자가 선호하는 테슬라(1억1875만달러),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따라가는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1억1406만달러) 등도 순매수액 상위권이었다.

연초부터 약세를 보이는 미국 뉴욕 증시에 대해 국내 투자자는 매수 우위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주요 20개국(G20)의 대표 지수를 비교해보면 미국 뉴욕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7.73% 하락해 러시아(12.15%)에 이어 두 번째로 하락 폭이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주요국 대비 낙폭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연내 네 번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전망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기준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했다.

이에 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작년 말 677억7871만달러(80조9000억원)에서 지난 20일 현재 628억154만달러(75조원)로 7.3% 감소했다.

보관 금액은 시장 가격 등을 반영한 결과로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했음에도 보유 주식의 평가 가치가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여전히 있는 만큼 보수적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S&P500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아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월가에서 말하는 기술적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증시 반등은 당분간 제한될 수 있다”며 “조정 폭이 큰 기술주, 중소형주, 블록체인 테마 등의 반등 기대는 크게 갖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단기 반등할 때 급하게 추격 매수하지 말아야 한다”며 “중장기 수급 환경이 긍정적이지 않으므로 강한 반등이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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