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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중국 사회주의자 시선으로 본 공자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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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쾅야밍/장세후 옮김/연암서가/3만원


공자 평전/쾅야밍/장세후 옮김/연암서가/3만원

“드높은 태산이 무너지려 하는도다! 곧디곧은 들보가 꺾어지려 하는도다! 형형한 철인이여, 말라 시들려 하는도다!”

나무 지팡이를 짚은 늙은 공자가 자신의 집 문 앞에서 조용하면서도 감개무량한 목소리로 홀로 노래하듯 이렇게 말했다. 듣기에 따라선 자아도취 같기도 한 노래를 마친 ‘형형한 철인’은, 집안으로 들어간 뒤 방문을 마주하고 앉아서 길게 탄식했다. “나는 곧 죽을 것이다!”

공자는 이후 침상에 누워 와병했고, 다시 일어나지 못한 채 이레 만에 죽고 말았다. 기원전 479년의 일로, 그의 나이 73세 때였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사상과 학문은 남아서 2000년이 넘도록 중국 사회의 사상적 기초가 돼 왔다.

시간은 흘러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중국 공산당을 이끌던 마오쩌둥조차 옌안(延安) 양쟈링(楊家嶺)에서 공자에 대해 복합적인 감정을 느껴온 쾅야밍(匡亞明)에게 공자의 다음 말을 거론했으니.

“자기 자신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해지고, 자신이 바르지 못하면 비록 명령한다 하더라도 따르지 않는다.” “어찌할까? 어찌할까? 하고 말하지 않는 자는 나도 어찌하지 못할 뿐이다.”

사회주의자 마오는 이때 공자가 중국 역사상 매우 위대한 인물임에 분명하다면서도 2000년 전의 인물이기에 소극적인 면도 있을 것이기에 비판적으로 계승 발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오의 의견은 이 책의 저자 쾅야밍에게 나침반이 됐다.

책은 마오쩌둥의 견해를 토대로 공자의 생애와 다방면에 걸친 사상, 후세에 끼친 영향 등을 폭넓게 다룬다. 사회주의 중국 사회에서 공자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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