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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모빌리티 ‘핵심 기지’로 부활한 英 코번트리… 전기차·도심항공 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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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부 미들랜드주 코번트리가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요충지로 부활하고 있다. 전기차 주요 부품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대규모 기가팩토리가 들어서는가 하면 세계 최초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공항이 만들어지면서 ‘플라잉카’의 주요 무대가 될 예정이다.

코번트리는 과거 영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도시였다. 영국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와 애스턴마틴의 본사가 있고, 완성차는 물론 부품사 공장이 밀집돼 있다. 하지만 재규어랜드로버가 인도 타타그룹에 매각되고, 애스턴마틴이 적자에 허덕이는 등 영국 자동차 산업이 쇠락하면서 도시 경제도 기울기 시작했다. 높은 임금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공장을 인근 동유럽 지역으로 이전했고, 최근에는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강행하면서 더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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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번트리 인근에 있는 LEVC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전기택시 모습./LEV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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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지역 정부가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침체됐던 지역 경제가 부활하는 모습이다. 특히 디자인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전문가를 대거 배출하는 코번트리대가 구심점이 되면서 풍부한 인적 자원을 무기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빨아들이는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코번트리 시의회는 최근 코번트리 공항 53만㎡(약 16만평) 규모 부지에 기가팩토리를 설립하기 위해 앞으로 4년간 250억파운드(약 40조5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승인했다. 코번트리 시의회와 코번트리 공항의 민간 합작사는 ‘웨스트미들랜드 기가팩토리’라는 이름으로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코번트리는 세계 배터리 제조사들의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데, 국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006400)의 참여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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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번트리에 들어설 예정인 기가팩토리 조감도./코번트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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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투자가 진행되면 기가팩토리는 2025년부터 연간 6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는데, 이는 전기차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시의회는 기가팩토리가 운영되면 6000여개의 지역 일자리가 생겨나고, 최대 20억파운드의 외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번트리에 대규모 기가팩토리 설립이 추진되는 배경은 지역 배터리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코번트리 인근에 영국 최대 배터리 연구센터인 배터리산업화센터가 있고, 전기차 업체로 전환 계획을 밝힌 재규어랜드로버 생산 공장도 밀집해 있다. 전기택시와 전기밴을 생산하는 런던EV컴퍼니(LEVC)도 인근에 공장을 두고 있다.

고급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 조지 더긴스 코번트리시의회 의장은 “코번트리는 영국 배터리 연구와 산업의 본거지로, 배터리 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두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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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번트리에 설립되고 있는 세계 최초 플라잉카 공항 '에어원'./코번트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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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번트리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꼽히는 UAM 산업의 출발점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정부는 코번트리에 세계 최초 플라잉카 공항 ‘에어원’을 건설 중이다. 이 사업에는 총 3억파운드가 투입된다.

공항이 건설되면 글로벌 업체들이 개발 중인 UAM을 비롯해 에어택시와 물류·배송 드론이 뜨고 내리는 허브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이 프로젝트의 사업자 어반에어포트의 주요 협력사로 선정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시험 프로젝트인 ‘UK오토드라이브’를 코번트리에서 진행했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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