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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묶인 카드사...빅테크 시장 잠식에 "냉가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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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편집자주] [편집자주]카드업계는 규제차익을 바탕으로 빅테크가 결제시장을 잠식하고 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인하로 본업에서 적자구조가 심화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달라는 건 상투적 표현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안간힘이다. 모두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 아무도 없애려 하지 않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것도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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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와의 규제차익 해소. 지난해 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영세 가맹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조정과 관련, 카드사노조협의회가 총파업 유예를 발표하며 내건 조건이다.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에서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카드사는 인력 구조조정과 마케팅 축소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신용 대출사업과 자동차 할부금융 등 부대사업으로 수익을 내야 했다. 이런 가운데 빅테크는 제도적 혜택을 바탕으로 결제시장에 뛰어들어 카드사를 위협했다. 노조는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신용카드사, 태풍이 오고 있다'라는 보고서에서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8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도 지난해 3분기 누적 2.0%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1.8%로 예상했다. 가맹점 수수료율을 추가로 낮춘 데 따른 수익 감소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을 반영한 수치다.

하 책임연구원은 "거듭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카드업 고유의 사업안정성이 저해되고 있다"며 "규제강화, 금리상승, 빅테크의 위협 등 잠재위험들이 지속적인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카드사의 결제시장 내 주도권이 약해지면 업계 전반의 신용도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카드사의 수익기반이 침식되는 상황에서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등 빅테크들은 결제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왔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일 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5590억원 중 49.4%가 전자금융업자의 몫이었다. 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는 28.4%에 그쳤다.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 초기인 2016년만 해도 간편결제 이용금액에서 전자금융업자 비중은 26.6%에 불과했고, 금융사는 56.6%였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신용카드와 비슷한 기능인 후불결제 서비스에 뛰어 들며 결제시장에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카드업계는 이 과정에서 규제차익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빅테크가 카드사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 덕분에 급격히 결제시장 내 지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2019년에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을 제시하면서 카드사가 상품을 만들 때 예상 손실이 수익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부가 서비스 탑재를 제한했다. 2020년에는 아예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규제 내용을 구체화했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객 혜택을 줄였고 이는 점유율 하향으로 이어졌다.

반면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한 빅테크는 카드사와 같은 제재를 전혀 받지 않았다. '무풍지대'였던 셈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며 고객의 이목을 끄는 상품을 속속 선보였다. 추첨을 통해 고객에게 수천만원을 지급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결제금액의 최대 5%까지 적립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빅테크는 전자금융업법을 적용받으므로 카드사보다 부가서비스와 혜택 변경도 자유롭다. 카드사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불만을 거듭 토로해 온 이유다.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마케팅비 제한에 대한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야만 결제시장을 두고 빅테크와 카드사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를 통해 고객 혜택도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 금융사의 경우 자기자본비율 등 금융의 기본만 지키면 되는데 국내는 너무 많은 규제가 존재한다"며 "빅테크가 파격적인 마케팅을 내걸고 결제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카드사만 마케팅 규제를 하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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