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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한' 언급 없이 침묵… 청와대 "대화 노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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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中과 북 미사일 첫 협의
한국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미 신뢰구축 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19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8기 제6차 회의를 소집했고, 김정은 당 총비서가 회의에 참석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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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북한이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과 대결 국면으로 치닫지 않기 위해 전략적 침묵을 선택한 것이다. 정부도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을 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중국과 첫 협의를 갖는 등 대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집트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에 대해 범정부적 총력 대응을 지시했으나, 북한의 핵ㆍ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 재고 검토에 대해선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대화의 끈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것을 피한 셈이다.

청와대 반응도 "대화 재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이었다.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최근 일련의 북한 동향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한반도 정세 안정과 대북 대화재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추가인 상황 악화 가능성에도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유감 표명'은 없었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도 우려가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포함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이로부터 불과 이틀 만에 한반도 정세가 2017년 상황으로 후퇴할 조짐을 보인 점에서 문 대통령이 주력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 탓이다. 더욱이 북한의 도발이 본격화할 경우 대선 국면에서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상황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북한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방증이다. 북한은 올해 이미 네 차례 미사일 발사를 통한 무력 시위를 감행한 만큼, 앞으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도발 수위를 보다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련 부처들은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 기존 원칙을 강조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진전시켜 나간다는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 측 북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에 이어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유선으로 북한 문제를 협의했다. 정부가 미사일 발사 등 최근 북한의 행보와 관련, 미일이 아닌 중국과 논의하는 건 처음이다. 그만큼 한반도 정세를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외교부는 “한중이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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