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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글로벌 What] '개입 주저' 바이든 속내에 우크라 당혹···마크롱은 또 '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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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최고조 우크라이나 사태, 점입가경

바이든, 달러결제 차단 등 엄포 놨지만

"러 소규모 침공땐 개입 고민” 발언

“침공 그린라이트 줬다” 논란 확산

백악관 해명에도 '진심 내포' 분석

우크라이나는 배신감에 '당혹'

유럽은 美·나토 주도 협상에 반기

푸틴은 이란과 '반미결집' 확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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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전운이 짙어지면서 각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재앙이 도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 중심이 아니라) 유럽이 러시아와 솔직하게 회담해야 한다”고 딴소리를 했다. 정작 이번 사태의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국론을 하나로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전·현직 대통령 간의 갈등으로 나라가 쪼개질 판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의 핵 협상에 진전이 없는 이란과 손잡고 반미(反美) 전선을 강화하고 나섰다. 21일 미러 외무장관 회담을 코앞에 두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요동치고 있다.

바이든의 ‘말 실수’(?)···정말 실수일까

CNN방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러시아 은행의 달러화 결제를 중단하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외신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업계에 대러 수출 제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라는 통보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반도체 등에 대한 대러 수출 제재가 시행되면 러시아는 스마트폰과 주요 항공·자동차 부품 등을 수입하지 못하게 된다. 미국은 각종 금융 제재, 이란과 북한에 취한 광범위한 수출 통제, 중국 화웨이에 적용한 외국산 제품 선적 차단 등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이날 회견에서 집중적으로 관심을 받은 대목은 바이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입이 ‘소규모’인 경우 개입 여부를 놓고 고민할 것(if it’s a minor incursion, and then we end up having a fight about what to do and not do)”이라고 말한 부분이다. 러시아의 군사행동 수준에 따라 미국이 강한 대응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논란이 일자 백악관은 ‘소규모 침입’이 ‘사이버 공격’을 지칭한 것이라고 즉각 해명했지만 사이버 테러는 상시적이었다는 점에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오히려 바이든의 발언에서 미국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크라이나 동·남·북부에 이미 13만 명의 병력을 배치한 러시아의 침공 수위가 어느 정도일 때 개입할까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단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지역에 따라 반러와 친러로 갈린 상황이어서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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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유럽이 러시아와 회담해야”

유럽에서 딴소리를 하는 나라도 나오고 있다. 총대를 멘 이는 유럽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마크롱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이 자체적으로 유럽 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집단 안보 체제 ‘유럽합동군’을 구축해 러시아와 회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이번 사태의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다른 유럽 국가 리더들이 내놓고 유럽 차원의 회담 등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크롱의 행보는 튄다.

지난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의 안보공동체) 결성 문제로 미국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마크롱으로서는 유럽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제3자로 전락한 것에 불만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마크롱은 이달 초에도 “나토의 영향력을 줄이고 유럽의 독자적인 국방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은 지난 2014년 러시아에 부과한 기존 경제 제재를 오는 7월 31일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이 제재에는 특정 러시아 은행, 기업들의 EU 주요 자본시장 접근 제한, 러시아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 지원·중개 금지, 방위 관련 자재 수입·수출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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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바이든에 당혹···러시아는 반미 결집

이런 가운데 이란은 러시아를 방문해 대미 공조에 힘을 실었다.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크렘린궁에서 푸틴을 만나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는 데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핵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이란이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나서며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바이든의 기자회견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바이든이 침입(incursion)과 침략(invasion)을 구분하려는 것에 경악했다”며 “이건 푸틴에게 마음대로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라고 ‘그린라이트(청신호)’를 켜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러시아로부터 독립하고 EU에 가입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친서방 정책을 펼쳐온 우크라이나는 믿었던 미국에 배신감을 느끼는 눈치다.

하지만 내부를 둘러보면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목전에 둔 국가로 보기 힘들 정도다. 친러 성향을 보이는 동부 지역과의 내부 갈등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전쟁 위기가 닥친 상황에 전·현직 대통령의 갈등으로 나라가 어지럽다. 이날 우크라이나 법원은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반역 혐의를 받고 있는 포로셴코는 출국 한달 만인 17일 자진 귀국해 재판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최대 제과 기업 대표 출신인 포로셴코는 재임 기간 친러시아 분리주의자가 장악한 동부 지역에서 분리주의자 자금 조달을 돕는 불법 석탄 대량 판매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로셴코는 무죄를 주장하며 후임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현 대통령이 자신의 신임을 떨어뜨리기 위해 기소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가 연일 계속될 만큼 우크라이나 내부는 어수선하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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