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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887조 자영업자 부채 시한폭탄…금융당국 “만기연장 3월 종료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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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부채’란 시한폭탄의 심지에 불이 붙었다. 그동안 부실을 가려온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금융지원 조치 종료가 오는 3월로 다가오면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부실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각 금융사에 충당금을 쌓을 것을 주문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9일 ‘소상공인 부채리스크 점검 간담회’를 열고 “보건 위기가 자영업 위기로 확장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 업황 개선 지연과 금리 인상 등이 맞물리면 자영업 대출 시장 자체가 위축되면서 금융 애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경제 관련 연구기관, 은행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방역과 경제 상황에 따라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종료 시점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었다.

중앙일보

개인사업자 다중채무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영업자 부채는 887조50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29.6%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15%)보다 증가속도가 가파르다.

대출의 질도 좋지 않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사업자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급증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자 중 다중채무자는 27만2308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12만8799명)의 2배를 넘었다. 다중채무자의 대출금액도 101조원에서 157조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각종 금융지원 조치가 끝나는 올해 3월 이후다. 대출금리까지 올라 대출 상환 부담도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은 만기가 짧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중 만기가 1년 안에 돌아오는 대출이 69.8%였다.

금융 당국은 금융지원 조치 종료를 앞두고 자영업자들의 경영·재무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분은 정상적인 상환이 가능하지만 5~10%가량의 대출에서 부실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각 금융사에 대손충당금을 더 쌓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대출 만기 연장 등 종료 시점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고 위원장은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는 3월 말에 종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종료 시점까지의 코로나19 방역상황, 금융권 건전성 모니터링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기연장 등의 지원 조치를 재연장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금융지원 역시 언젠가 자영업자가 갚아야 할 빚이란 지적도 나온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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