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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급추락한 현대차그룹…美‧유럽선 선전하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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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을 중단한 베이징현대 제1공장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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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국이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최대 과제는 중국 시장 공략이 될듯하다. 지난해 유럽·미국에서 호실적을 거뒀지만 중국에서 유독 쓰라린 성적표를 받으면서 경쟁력 회복이 시급해졌다.

19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중국에서 47만7282대를 판매했다. 월평균 3만9700대가 팔렸다. 2016년(14만9200대) 대비 4분의 1(26%) 수준이다. 한때 10%를 넘어섰던 중국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2.7%(12위)로 하락했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인기가 곤두박질한 직접적인 계기는 이른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사태다. 2016년 한국 정부가 사드 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하자, 중국이 경제적 보복 조치를 시행하면서 현대차·기아 현지 판매량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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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 시달리는 현대차그룹. 그래픽 김경진 기자





중국 시장 판매량, 5년 전의 4분의 1



사드 보복 5년째인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사운을 걸고 중국 시장에서 반등을 모색했다. 기아는 합작사(둥펑위에다기아) 설립 20년 만에 둥펑자동차그룹과 결별하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베이징1공장을 매각하고 인적 쇄신에 돌입했다.

지난해 4월엔 중국 전략 발표회도 열었다. 현지 연구소를 설립하고 중국에서 수소산업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내용이다. 친환경 자동차 출시, 브랜드 쇄신 방안도 포함됐다. 지난해 7월엔 서울 현대차그룹 본사가 중국 시장을 직접 관리하는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혁준 중국법인(현대차그룹유한공사) 총경리를 새로 임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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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류창승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가 중국 자동차 시장 내 기아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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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은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단 현대차가 중국에서 주력으로 내세웠던 중·소형 세단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에 밀렸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중국 현지 브랜드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46.6%로 2020년(41.4%) 대비 5%포인트 이상 늘었다.

최근 시장이 커지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선 도요타·닛산 같은 일본 브랜드에 밀렸다. 고급차 라인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지난해 4월 출범식을 열고 중국 시장에서 공식 진출한 현대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독일차의 위상을 넘어서지 못했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단일 시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정부 차원에서 탄소 중립 계획을 발표한 이래 지난해에만 전 세계 전기차의 44%가 중국에서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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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략형 중형 세단 밍투 2세대 모델. [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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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밍투EV·라페스타EV·엔씨노EV 등 다양한 전기차를 중국에서 선보였다. 하지만 판매 대수는 2397대에 그쳤다. 테슬라가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 브랜드도 강자로 부상했다. 자동차 시장 전문 조사기관인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44만 대 안팎의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마케팅 전략에서 문제점을 찾는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택시로 주로 쓰이는 차량은 (자가용으로) 잘 구입하지 않는 중국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현지에 엘란트라(한국명 쏘나타)를 택시로 투입하는 등 초기 판매 전략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용진 전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서강대 교수)은 “중국 택시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한 부분이 (현대차그룹의) 판매량 감소로 직결했고,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테크 열풍이 불었을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현대차는 아직 일본 브랜드에 비해 위상이 다소 밀리고 있지만 가격 전략에서 실수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지에서 준중형 SUV 투싼 판매 가격이 3480만~4230만원으로, 인기 모델인 혼다 CR-V(3180만~4340만원)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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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판매량 기록한 현대차그룹. 그래픽 김경진 기자





미국선 혼다, 유럽선 BMW 제쳐



반면 미국 시장에선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48만9118대를 판매해 2020년 대비 판매량이 21.6% 증가했다. 기존 미국 시장 최대 판매량(142만2603대·2016년)을 5년 만에 경신했다. 덕분에 브랜드 순위에서도 일본 혼다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유럽에선 시장 진출 이래 사상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101만8563대를 팔았다. 특히 현대차(4.4%)·기아(4.3%) 합산 점유율이 8.7%(4위)로 BMW그룹(7.3%·5위)을 넘어섰다. 유럽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8%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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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시장에서 사상 최고 점유율 기록한 현대차그룹. 그래픽 김경진 기자



문희철기자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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