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푸틴 '다음 수' 예측 단서될 수도"…선전·충돌 준비·속임수?
러시아 외무부는 철수설 부인…"평소처럼 운영 중"
국경에서 경계 근무서는 우크라이나 장병 |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에서 인력을 철수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그 함의를 둘러싼 추측이 분분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우크라 사태를 풀기 위해 러시아가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과 집중적인 회담을 펼치기 1주일 전인 지난 5일, 우크라 수도 키에프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머물던 러시아 외교관과 그들의 가족 18명이 모스크바행 버스에 올랐다고 우크라 고위 안보 관리가 전했다.
그후 며칠 동안 키예프와 우크라 서부 리비우에 위치한 러시아 영사관에서도 약 30명이 철수해 모스크바로 떠났고, 다른 러시아 영사관 2곳에 있는 외교관들도 우크라를 떠날 채비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덧붙였다.
NYT는 이 같은 철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다음 수 예측'이라는 수수께끼를 푸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 공관 철수가 한편으로는 선전(propaganda)일 수도, 곧 닥칠 충돌의 준비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어떤 면에서는 속임수일 수 있다고도 인식한다.
NYT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예의 주시할 것을 뻔히 아는 러시아가 최근 며칠 동안 자국 공관을 천천히 비우고 있는 것은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퍼즐의 일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이어 이는 지난주 발생한 우크라 정부 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 우크라이나에서 실행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악성 코드가 대규모로 발견된 것에 더해 "더 불길한 측정점"이라고 규정했다.
NYT는 그러면서 우크라 공관에서의 철수를 통한 러시아의 노림수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절대 가입해선 안되고, 서방의 병력이나 핵무기 등을 한때 소련의 우방이던 폴란드와 같은 나라에서 치워야 한다는 러시아의 요구를 미국과 서방이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도 또 다른 노림수가 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 접경 지역에 배치한 병력은 60개의 포병대대, 약 7만7천명의 병력으로, 이는 미 국방부가 1달 전 예측한 17만5천명에 크게 미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이 중장비의 용이한 이동을 위해 땅이 얼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견해가 미국과 유럽 정보 당국에서 나온다.
한편으로는, 푸틴 대통령이 외교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NYT는 덧붙였다. 나토 병력을 러시아의 국경에서 멀리 떨어뜨릴 목적으로 나토의 군사력 배치를 15년 전 수준으로 되돌리라는 러시아 측 요구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정부와 나토가 문서 형식의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이처럼 미국 관리들은 푸틴이 다음 행보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믿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공격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에 대해 가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 안보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공격이 전면 침공이 될 수도 있고,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 세력이 강한 우크라 동부에서의 군사적 긴장 고조와 우크라 전력망에 대한 사이버공격 등의 형태로 분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 주재 공관의 철수설과 관련, "키예프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은 평소처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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